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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대표‘에’ 항의하는 피해자 가족들.

6월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 후보‘에’ 5.8%포인트 앞섰다.

첫째 인용문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제대로 된 사과를 받기 위해 옥시 대표를 만나 항의하는 사진의 제목인데요. 이때 ‘대표에’는 ‘대표에게’로 고쳐야 합니다. ‘에’는 격조사(체언 뒤에 붙어 앞말이 다른 말에 대해 갖는 일정한 자격을 나타내는 조사)로 감정을 나타내지 못하는 식물 등을 가리키는 무정명사 뒤에 씁니다. ‘옥시 대표’는 감정을 나타내는 사람을 가리키는 유정명사이므로 어떤 행동이 미치는 대상을 나타내는 격조사 ‘에게’를 써야 합니다.

둘째 인용문 역시 ‘트럼프 후보에게’로 써야 합니다. ‘에’는 ‘에게’의 줄임말이 아니라 쓰임이 다른 격조사입니다. 기사 제목을 달 때 지면의 제약 때문에 축약은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인데요. 때로는 축약이 촌철살인의 명문을 만들기도 하지만 문법이 무시된다면 그 빛이 바래겠지요.

스포츠 기사에서 세계 1위인 조코비치도 아직 ‘페더러에’ 17승 19패로 뒤져 있다고 할 때도 ‘페더러에게’로 써야 합니다. 새로 산 가전제품의 사용법에 의문이 있을 때 제조회사‘에’ 문의할 수도 있고, 그 부문 담당자‘에게’ 문의할 수도 있는 것처럼 문의 대상이 무정명사냐, 유정명사냐에 따라 격조사의 쓰임이 달라지는 거지요.

‘이번 한 번만’으로 시작했던 게 점차 고민 없이 쓰면서 비문법이 문법을 밀어내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간편함과 효율성을 좇느라 무리한 축약과 생략이 반복되는 게 언어생활에만 한정되지 않는 속도의 시대지만 마음까지 줄이고 생략하진 말아야겠습니다.

김정희 교열팀장 kjh21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