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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상훈법 개정 추진
사회주의계 유공자에 불똥
이동휘 등 서훈 취소 가능성

야권이 독립운동가 서훈 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을 향해 ‘색깔론’ 공세를 들이댔다가 좌익 사회주의 인사들의 서훈이 무더기로 박탈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광복 전 김일성 친인척의 항일무장투쟁에 대해 우리 정부의 서훈 부여를 문제 삼은 것과 관련해 보훈처가 서훈 취소를 검토하면서 대상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진보 진영이 ‘자기 발등을 찍었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문화일보 6월 29일자 2면 참조)

29일 보훈처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김일성 친인척 서훈 부여 부당성 주장과 관련해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 중 북한 고위층 관련 인물들의 서훈 취소를 포함한 상훈법 개정 검토를 발표하자 진보진영에서는 일대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보훈처는 “국가 정체성과 국민정서를 고려해 김일성 외삼촌과 삼촌의 서훈 취소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보훈처 업무보고에서 “김일성 외삼촌에게 서훈을 한 최초의 보훈처장”이라며 박 보훈처장을 공격했었다. 박 의원은 박 처장 재임 때인 2012년 건국헌장 애국장에 서훈된 김일성 외삼촌 강진석을 내세워 박 처장의 대북관, 국가관을 문제 삼았다. 김일성 삼촌 김형권도 지난 2010년 애국장이 추서됐다.

보훈처에 따르면 노무현정부 당시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가 대거 독립유공자 포상자로 선정됐다. 조선공산당 중앙집행위원 김철수·권오설(건국훈장 독립장)과 최초의 사회주의 정당 한인사회당을 창당한 이동휘(건국훈장 독립장), 조선민족해방동맹을 결성한 장지락(일명 김산·건국훈장 애국장)이 2005년, 남로당 박헌영의 첫 번째 부인 주세죽(건국훈장 애족장)은 2007년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27일 보훈처가 강진석을 애국장 수훈자에 포함했다가 나중에 이를 은폐했다고 처음 주장했다. 진보 역사학계가 작고한 사회주의 계열 좌익 인사들에 대해 연좌제를 이유로 서훈을 취소하는 것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왔던 것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행보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대한민국 국가 정체성과 충돌하는 인사들에 대한 공훈은 수정하거나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