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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이대로면 실손보험 사라질 판… 과잉진료 관리·감독 강화해야”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건강보험의 ‘보완재’로 활용되고 있는 실손보험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실손보험의 허점을 악용한 보험사기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병상 30개 이하 병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조남희(사진)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29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보건복지부가 예고한 비급여 현황 조사대상에 의원급 병원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대표는 과거 실손보험을 악용한 보험사기에 당할 뻔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차량 접촉사고를 냈는데, 당시 사고 현장에 경찰관과 보험사가 모두 와서 완전히 해결된 줄 알았다”며 “하지만 며칠 뒤 피해차량 차주가 전화를 해서 ‘전치 3주가 나왔으니, 보상하라’며 떼를 썼다”고 전했다.

그는 교통사고 피해를 측정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디모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자신의 죄가 없음을 입증했다. 뒤늦게 조 대표는 피해차량 차주가 실손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병원에서 허위진단서를 받은 것을 알게 됐다.

조 대표가 실손보험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때쯤이다. 그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병원에서 실손보험을 악용한 보험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고, 전체 진료비의 3분의 1 규모가 의원급에서 발생한다”며 “과잉진료와 보험사기로 실손보험금 누수 ‘구멍’으로 지목되는 의원급 병원을 비급여 현황 조사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어 “실손보험은 3200만 명이 가입할 만큼 사회안전망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실손보험료 인상의 주범인 비급여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가계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비급여 현황 조사에서 의원급을 제외한 것에 대해 “제도의 실효성 측면에서 결정한 사항”이라며 “단계적으로 적용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대표는 이와 관련, “복지부가 실손보험 문제에 대해 얼마나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진정으로 제도의 실효성을 고려한다면 환자의 알 권리와 의료기관 선택권을 늘리기 위해 의료 소비자에게 최대한 비급여 진료 정보를 객관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단서 조작 등으로 실손보험을 이용해 보험금을 타내는 불법행위는 앞으로 계속 진화할 것”이라며 “결국 경영난 등을 이유로 의료계에 번지고 있는 실손보험 관련 보험사기와 과잉진료로 선량한 소비자만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