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잉글랜드의 어린 축구팬이 28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유로 2016 16강전에서 잉글랜드가 아이슬란드에 패하자 울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대표팀 전원 EPL 소속 고집
빡빡한 EPL 일정도 ‘발목’
50년째 메이저대회 우승 없어

잉글랜드가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유로 2016의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축구 종가’의 자존심이 또다시 무너졌다.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50년째 국제 메이저대회에서 ‘무관’에 그치고 있다. 특히 2006 독일월드컵 이후 10년째 메이저대회 토너먼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잉글랜드의 메이저대회 부진은 ‘순혈주의’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유로 2016의 잉글랜드 대표팀의 엔트리 23명은 모두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이번 대회에 참가한 24개국 중 자국리그 소속으로 국가대표팀을 꾸린 건 잉글랜드가 유일하다. 잉글랜드의 순혈주의는 하나의 전통이다. 잉글랜드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과 유로 2012에선 대표팀 전원을, 2014 브라질월드컵에선 1명을 제외하고 22명을 프리미어리그 출신으로 채웠다. 그리고 남아공월드컵에선 16강전, 유로 2012에선 8강전에서 멈췄고 브라질월드컵에선 56년 만의 조별리그 탈락이란 멍에를 짊어졌다. 프리미어리그의 경기력에 대한 믿음이 지나쳐 독일, 스페인 등 다른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한 명도 뽑지 않았고 이로 인해 국제 경쟁력이 뒤처지게 됐다.

프리미어리그의 빡빡한 일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프리미어리그는 38경기를 치르는 정규리그와 FA컵, 리그컵 등 2개의 컵대회가 열린다. 컵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진출할 경우 최대 16경기를 추가로 치러야 한다. ESPN은 “정규리그 경기 외에 코파 델 레이(스페인국왕컵)는 최대 9경기, DKB 포칼(독일축구협회컵)은 6경기, 코파 이탈리아(이탈리아축구협회컵)는 5경기만 소화하면 된다. 이에 반해 EPL 팀은 무려 16경기를 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