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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러 육상에 면죄부’ 주자… IAAF ‘러 대표로 출전 불가’ 방침 고수

도핑 스캔들에 휩싸인 러시아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참가를 놓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종목별 국제연맹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지난 18일(한국시간) 정부 차원의 금지약물 복용 조장, 도핑 테스트 결과 은폐·축소를 이유로 러시아 대표팀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연장키로 했다. 국제대회엔 당연히 올림픽도 포함된다.

하지만 토마스 바흐(위쪽 사진) IOC 위원장은 22일 “러시아 선수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대표하기에 러시아 국기를 달고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추가 도핑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IOC는 IAAF의 결정을 뒤집었다.

국제연맹은 IOC의 조치에 즉각 반발했다. IOC가 러시아 육상에 면죄부를 준 바로 다음날인 23일 국제역도연맹(IWF)은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의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한다”고 발표하면서 “IOC가 우리의 결정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IWF는 국제대회 출전 금지의 근거로 IOC가 최근 실시한 2008 베이징, 2012 런던올림픽 도핑 샘플 재검사의 양성반응을 꼽았다. IOC가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역도 대표팀의 리우올림픽 참가를 허용할 명분이 없다는 걸 강조한 셈이다.

IAAF도 반기를 들었다. IAAF는 24일 러시아 육상 대표팀의 국제대회 출전 자격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IAAF는 러시아 선수가 코치·의사 등 도핑 스캔들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은 인사들과 얼마나 접촉했는지, 재검사를 할 수 있는 다른 샘플이 있는지, 선수가 얼마나 오랫동안 러시아를 떠나 있었고 신뢰할 수 있는 도핑 시스템의 관리를 받았는지 , 소변·혈액 샘플이 얼마나 있는지 등을 다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미국인, 캐나다인, 핀란드인으로 구성된 IAAF 도핑감사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출전 여부를 결정한다. IAAF는 엄격한 자격 기준을 통과하더라도 국제대회에 러시아 대표팀 소속으로 참가할 수 없다는 기존 방침 또한 재확인했다.

IAAF의 출전 자격 기준은 오는 7월 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막되는 유럽육상선수권대회에서 처음 적용된다. 외신들은 무척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IAAF의 자격 기준을 통과하는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러시아 선수가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선 러시아의 신뢰할 수 없는 도핑 시스템 관리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며 “따라서 러시아에서 훈련한 선수들은 거의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AAF가 무척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건 IOC에 대한 반발로 비친다. IOC의 결정을 받아들여 러시아 육상의 리우올림픽 참가를 막지는 않겠지만, 통과하기 어려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사실상 출전을 금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세바스티안 코(아래쪽) IAAF 회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IAAF)는 출전 자격을 부여하고, IOC는 초청할 뿐”이라고 말했다. IAAF가 러시아 선수들에게 출전 자격을 부여하지 않으면 IOC의 결정과는 관계없이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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