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측 “당 지시” 파문

“브랜드호텔, 계약서 써놨는데
왕주현이 B사 통해 하라고 해”
국민의당 꼬리자르기에 ‘반격’

檢, 27일 박선숙의원 소환 때
왕주현과 연결 여부 등 조사

침묵으로 일관해온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 측이 23일 “4·13 총선 당시 브랜드호텔과 선거공보 제작업체 B사, TV광고 대행업체 S사 사이의 이상한 계약 관계를 왕주현 사무부총장이 주도적으로 지시했다”고 주장하면서 검찰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김 의원 측이 그동안 당이 밝혀온 공식 입장과 달리 당이 직접 개입한 연결고리를 암시하면서 검찰 수사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검찰은 무엇보다 김 의원 측이 “이번 사건은 ‘김수민 리베이트’가 아니라 ‘국민의당 리베이트’”라고 말한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김 의원 측의 이 같은 주장은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공모해 B사와 S사를 통해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발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다. 국민의당 자체 조사 결과를 완전히 뒤집는 발언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리베이트 수수를 주도한 인물로 지목되자 당과 선 긋기를 통해 ‘공격적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 측은 브랜드호텔이 국민의당과 직접 계약하려고 계약서까지 준비한 단계에서 왕 부총장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중간에 B사를 끼워 넣는 ‘기형적’ 방식을 택한 게 선거 비용을 더 많이 보전받으려는 ‘꼼수’였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의원 측은 또 브랜드호텔이 S사와 뒤늦게 허위 계약서를 작성했던 데 대해서도 “왕 부총장이 S사에 ‘국민의당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정리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김 의원과 왕 부총장, 박선숙 의원(총선 당시 사무총장)이 사전에 논의, B사와 S사가 허위 계약서를 쓰고 브랜드호텔에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하게 했다고 고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왕 부총장은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입장을 밝히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겸손하게 검찰수사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가 이날 설명한 데서 드러난 연결고리는 일단 ‘김수민-왕주현’에 그친다. 향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 의원 측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검찰 수사는 ‘왕주현-박선숙’ 연결고리를 찾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오는 27일 박 의원을 소환 조사한다. 한편 김 의원은 23일 오전 서울서부지검에 출석, “검찰 조사에서 모든 것을 소명하겠다”고 밝힌 뒤 조사를 받으러 청사로 들어갔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