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민정, 세 사람, 65.1×100.0㎝, 캔버스 위에 오일, 2016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상호작용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갖는다. 인간 사회는 이러한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 관계망이 아주 복잡하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은 인간 관계의 결과물인 셈이다. 사회의 신경망 같은 구조 문제를 작품 주제로 삼아온 작가가 김민정이다. 그는 인간관계의 모습을 직설적으로 그려낸다. ‘세 사람’이란 제목의 이 작품에서는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질기며 끔찍한 모습인지를 보여준다. 추상화처럼 보이는 화면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서로 얽히고설켜 뭉그러진 세 사람의 인체가 보인다. 악연으로 이어진 인간관계를 괴물처럼 그려내고 있다. 불온한 기운이 감도는 붉은색 배경은 이들의 관계를 더욱 흉물스럽게 만든다. 도대체 어떤 관계일까. 거의 매일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는 우리 시대 보통 사건은 아닐까.

전준엽 화가·미술저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