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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구속 사유 인정 어렵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킨 옥시레킷벤키저의 존 리(48·사진)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17일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존 리 전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에 의한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와 구체적 사실 관계에 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춰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존 리 전 대표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은 가습기 살균제 가해 기업 대표 중 처음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사건을 재검토해 다음 주 중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존 리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전 검찰 내부에서도 그가 대표로 취임하기 전 제품이 판매되고 있던 점을 감안해 신중한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존 리 전 대표는 현재 구글코리아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어 도주우려나 증거인멸 우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구속영장이 재차 기각될 경우 나올 수 있는 비판도 고려해 검찰은 영장 재청구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부장 최창영)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 전 대표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옥시 전 연구소장 김모(55) 씨와 전 선임연구원 최모(47) 씨, 세퓨 제품을 개발해 판매한 버터플라이이펙트의 오모(40) 전 대표도 함께 재판을 받았다.

정철순·이후연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