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치솟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펜트하우스(전용면적 244㎡)의 경우 공급면적 기준 3.3㎡당 분양가가 8150만 원이라고 합니다. 앞서 3.3㎡당 최고 분양가 기록은 지난해 부산 해운대 엘시티더샵 펜트하우스(320.85㎡)가 세운 7002만 원이었죠. 아무리 저금리 시대라지만 열 평이 조금 넘는 아파트가 10억 원이라니 이해할 수 없는 분양가지요.

최근 분양한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고분양가’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입니다. 삼성물산이 개포동 일원 현대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루체하임’의 3.3㎡당 최고 4000만 원 초반에 이어 현대건설이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해 분양하는 ‘디에이치 아너힐스’ 아파트 일반 분양가가 3.3㎡당 최고 5000만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올해 초 나온 반포한양 아파트를 재건축한 신반포자이는 3.3㎡당 4290만 원으로 평균가로는 1위였지요. 이 때문에 향후 나올 반포나 압구정동 등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는 3.3㎡당 최고 7000만∼1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요.

고분양가는 재건축조합과 고급 브랜드를 내세우는 대형 건설사의 이해관계와 경쟁심리가 맞아떨어진 결과입니다. 건설사들이 고품질 퀄리티 유지 등을 내세우며 고분양가에 일조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건설사들은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비판의 화살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고분양가는 결국 ‘화(규제)’를 부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고분양가는 서울은 물론 수도권 전체 집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지탄(손가락질)’을 넘어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들만의 리그’의 고분양가는 이기적 욕심의 결과라는 점에서 규제 철퇴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고분양가는 호황기가 지속되면 규제가, 불황이 오면 가격 하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기가 좋다고 천정부지로 치솟을 순 없다는 것이죠. 분양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규제 강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옵니다. 고분양가는 경기가 꺾이면 분양가 이하 매물이 나오고 결국 입주 포기 등으로 이어져 조합과 시공사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지요. 2007년을 전후한 부동산시장 버블(거품)시기의 고분양가 분양 단지들의 사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시장이든 자제 없는 탐욕은 화를 부릅니다. 주택시장도 마찬가지고요. 삶을 위한 주택설계나 주거문화 혁신을 위한 주거단지 공급보다 재테크를 위해 분담률을 낮추기 위한 고분양가는 비판을 넘어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고분양가 논란을 부르는 재건축 단지 조합들의 자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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