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채무 재조정 김충현(윗줄 왼쪽 두 번째) 현대상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3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사옥에서 열린 무보증사채 사채권자 집회가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디 얼라이언스에 입김 가능성
최근 떠오르는 합병론도 부담

해외 선주사들과 용선료 타결을 이끌어낸 데 이어 사채권자들로부터 순조로운 채무 재조정에 돌입한 현대상선의 회생 다음 퍼즐인 해운동맹 가입에 대해 외부 ‘입방아’를 조심하고 같은 국적선사 설득에 정성을 다하는 등 끝까지 방심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해운업계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합병론이 현대상선의 새 해운동맹 가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31일에 이어 이날 열리는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무난한 채무 재조정 동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다음 과제인 새 해운동맹 합류도 어둡지 않은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기존에 포함된 G6 해운동맹 중 디 얼라이언스에 합류한 3개 선사는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를 전제로 새로운 선사의 가세가 ‘나쁠 게 없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2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G6 해운동맹 정례 회의에서 이뤄질 예정인 현대상선의 설득 작업은 동의를 다시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결국 디 얼라이언스의 다른 한 축을 이루는 CKYHE의 의중을 현대상선의 새 해운동맹 합류 변수로 보고 이 중 한진해운을 주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 얼라이언스는 새 선사 합류 규정에 ‘협의를 통한 6개 모든 선사의 만장일치 동의’ 규정을 두고 있는 만큼 CKYHE의 리더 격인 한진해운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관해 한진해운 측은 “아직 다른 동맹 선사와 이와 관련된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어 동의 여부를 밝힐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요즘 조금씩 떠오르고 있는 한진해운과 합병론도 해운동맹 가입에 달갑지 않은 외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지난 4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적 선사가 2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만고불변의 진리는 아니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 정부 부처에서도 합병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론에 우리가 먼저 불을 지펴 다른 동맹선사로 하여금 ‘같은 국가에서 비슷한 노선을 운영하는 선사 2개를 동시에 한 해운동맹에 둘 필요가 있나’ 자문하게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이 사무직·생산직 모두 포함해 직원들의 임금을 20% 삭감하는 등 약 3조 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한 데 대해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2일 전체 집회를 열어 추가 자구안 취소를 주장하고, 3일에는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노동위원회에 쟁의 신청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근평·유현진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