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재조정으로 유동성 숨통
현대증권 매각 대금 등 유입
내년 ‘제3 동맹’가입도 고려

사실상 타결된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이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 재조정을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제는 유동성 확보, 해운동맹 가입, 출구전략 실행이라는 3대 화두가 회생 과정의 주된 과제로 남았다.

채권단이 지난 17일 7000억 원 규모로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 재조정안을 조건부로 의결한 데 이어 이날과 6월 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전체 8043억 원의 채무가 무리 없이 재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채권단, 금융당국 모두 30일 용선료 협상에 대해 ‘합의’를 언급, 사채권자들에게 희망의 신호를 보낸 게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당초 9월 말 지급 예정이던 현대증권 주식매각 대금 1조2427억 원이 조만간 최종 유입되고, 5월 초 부산신항만 지분을 통해 8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등 당장 빚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현대상선이 주체가 돼 나서야 하는 해운동맹 가입과 금융당국 등 정부가 풀어나가야 하는 출구 전략이다. 현대상선은 6월 2일 기준 소속된 해운동맹 G6의 서울 연례 회의를 행동 개시일로 잡고 내년 출범할 제3 동맹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타진한다.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한진해운이 속한 해운동맹 CKYHE와 새 동맹을 만들면서 자신들을 제외한 G6를 향해 동맹 내 현대상선 역할론을 얼마나 잘 설득해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인 셈이다.

동시에 용선료 인하 목표치 28.4% 달성 시 회생 진행이 가능하다고 밝혀온 정부는 목표에 미달할 경우 어떤 명분으로 현대상선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 나갈지 고민해야 하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실기업에 대한 성토 여론과 혈세 퍼주기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만한 반박 논리를 꺼내 들어야 한다”며 “세계 경제에서 해운업이 갖는 중요성을 부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