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슝슝∼ 27일 인천 중구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철도 궤도 위를 현대로템이 제작한 자기부상열차가 미끄러지듯 달리고 있다. 현대로템 제공

- 인천 자기부상열차 타보니

여기저기 ‘조용하다’ 감탄사
사무 지역 지날땐 ‘창문 흐림’
철도시장 블루오션으로 떠올라

27일 인천 영종도 자기부상철도 용유역. 안내방송과 함께 2량짜리 자기부상열차가 미끄러지듯 승강장으로 들어왔다. 열차가 멈추자 승객 10여 명이 올라타 무인 운행되는 차량 내부를 신기하다는 듯 두리번거렸다.

열차가 출발했지만 소음·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자 여기저기서 ‘조용하다’ 는 감탄사가 흘러 나왔다. 사무실 밀집지역을 통과할 무렵 유리창이 뿌옇게 변했다. 사생활침해 우려 지역에서 자동으로 창문이 흐려지는 ‘자동창문흐림장치’ 때문이었다.

인천국제공항역에서 다시 용유역으로 출발하려는 찰나 60대 관광객 30여 명이 한꺼번에 올라탔다. 관광가이드는 “세계 두 번째 개통한 자기부상열차는 인천 관광에서 꼭 타봐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인 관광객 두 명도 신기한 듯 차량을 둘러봤다.

공항에서 근무하다 동료와 늦은 점심을 위해 용유역으로 간다는 여행사 과장 이모(42) 씨는 “두 번째로 자기부상열차를 타보는데 확실히 승차감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상용화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개통 이후 하루 평균 2600여 명이 탑승해 26일까지 누적 탑승객 29만7151명을 기록했다. 평일 2000여 명, 주말 4000여 명이 몰려 개통 116일 만인 28일, 탑승객 30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최근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 최대 6400명이 몰릴 정도로 인천의 새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자기부상열차는 전자석을 활용해 차량이 궤도 위로 8㎜ 가량 뜬 상태로 주행하는 차세대 교통시스템이다. 궤도와 마찰이 없어 경전철이나 모노레일보다 주행성능이 뛰어나고 쇳가루 등 분진이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무엇보다 주행 시 발생하는 진동·소음이 거의 없어 승차감이 탁월하다. 부품 마모나 파손 우려가 없어 유지비용이 경전철 대비 60~70% 선에 그치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로템이 독자 개발해 부품 국산화율 역시 98%에 이른다.

여러 장점에도 현재 자기부상열차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만 상용화에 성공해 ‘철도시장의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에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25일 차량을 직접 시승하고 국내 상용화 노선 확대 추진을 통해 향후 본격적으로 형성될 글로벌 자기부상열차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