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앉으시죠”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 내정된 김희옥 전 동국대 총장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이뤄진 원내대표단과의 상견례에서 원내대표단이 권하는 자리에 앉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김희옥 새누리 혁신비대위원장

난파선 된 與 재건 과제
2~3개월 위임된 권한 등
곳곳에 ‘장애요인’ 많아

“수단·방법 안가리고 혁신”
명예 위해서라도 제 역할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김희옥(68) 전 동국대 총장은 4·13 총선에서 원내 제2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의 혁신과 재건, 해묵은 계파 갈등 해소와 통합 등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혁신비대위의 활동 시간이 오는 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때까지 두 달여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데다 ‘위임 권한’의 한계가 명백하고 당내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간 기득권 싸움 등으로 인한 혁신 거부 움직임 등 장애요인이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친박계의 추천으로 혁신비대위원장 자리에 앉게 됐다는 원초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친박과 비박 등 계파를 대표하는 인사들이나 친박의 지원을 받아 원내사령탑에 올랐다가 지금은 척을 지게 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의 관계 설정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검사와 교육자로 살아온 김 전 총장의 경력을 볼 때 현재로서는 난파선이 된 새누리당 재건의 적임자라는 평가도 있다.

김 전 총장은 27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열과 갈등을 넘어 정당 구성원 사이에 화합과 통합을 하는 것”이라며 계파 청산을 비대위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또 당 혁신에 대해 “목적이 정당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혁신하고 쇄신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임”이라며 “만약 퇴행적 관행이 있었다면 과감히 깨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인 주광덕 당선인은 “검사를 거쳐 법무부 차관, 헌법재판소 재판관, 동국대 총장,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 등을 거친 김 전 총장의 삶의 여정을 보면 자신의 명예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비대위원장 역할을 확실히 할 것이라는 생각”이라며 “새누리당을 잘 모른다고 하지만 검사와 헌재 재판관을 하면서 정치판을 다 보고 있었을 거고 어떻게 해야 개혁이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박계 한 의원은 “김 전 총장이 잘하려고 해도 당의 다수인 친박계가 자신들의 마음에 내키지 않는 개혁안이 나올 경우 상임전국위를 무산시키는 등의 패권주의적 발상으로 이를 저지하려 한다면 쉽지 않은 여정이 될 수 있다”며 “김 전 총장이 성공하느냐 못하느냐는 친박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김 전 총장이 박근혜정부에서 개각설이 있을 때마다 감사원장,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된 적이 있는 만큼 자리를 생각하고 비대위원장을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