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춤추는 그대 우리 인생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골프도 마인드 컨드롤에 의해 희비가 엇갈린다. 2016년 작. 김영화 화백

가끔 골프 라운드를 하다 보면 생기는 일이다. 성적이 저조한 동반자로부터 “난 역시 운동신경이 둔해. 골프를 끊어야겠어”라는 말을 듣곤 한다.

그럴 때마다 골프는 운동신경과 크게 상관없다는 말을 건네지만 늘 의문이 따른다. 정말로 태어날 때부터 운동신경이 뛰어난 사람과 그와는 정반대인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운동신경의 뛰어남과 둔함은 스포츠 활동의 우열을 나눌 만큼 절대적일까.

어릴 적 만화영화를 보면서 마징가Z와 아프로디테가 결혼하면 최고의 로봇이 태어날 것이라는 상상을 했다. 또 많은 사람은 전 한·중 탁구대표 안재형과 자오즈민이 결혼해 낳은 자녀들은 최고의 탁구 선수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안병훈은 세계적인 골프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유명한 골프 선수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당연히 골프 선수가 돼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골프를 잘 치고 못 치는 것은 운동신경이 좋고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 스포츠 종목마다 쓰는 근육이 달라 무조건 운동신경을 운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해리 바든은 “골프는 아침에 자신감을 얻었다가 저녁에 자신감을 잃게 하는 게임”이라고 정의했다. 운동신경보다는 멘털과 노력에 따라 골프 실력이 가감된다고 본다. 나는 잘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니고, 미련할 정도로 연습하고 노력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본다. 운동신경은 뇌의 운동영역과 감각영역에 연결돼 있다고 한다. 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지시하는 것은 우뇌란다. 따라서 우뇌의 감각영역과 운동영역을 단련하게 되면 스포츠 종목과 음악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열심히, 그것도 굳게 믿고 꾸준히 연습하는 동시에 몸의 왼쪽을 많이 자극해주면 좋다. 오른손잡이라면 의도적으로 왼손을 많이 쓰는 게 좋다. 왼손으로 숟가락을 사용하고, 왼손으로 글을 써보며, 왼손으로 물건을 들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야구에서 왼손 타자가 오른손 투수에게 유리하듯이. 야구에서는 일부러 오른손 타자를 왼손으로 스윙하도록 훈련해 효과를 배가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골프장에서 샷을 한 후에는 뒤로 걸어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골프는 내게 맞지 않아”, “난 운동신경이 없어” 와 같은 부정적인 말은 이제 하지 말자. ‘잘될 거야’라는 믿음과 자신감, 그리고 다음 홀에서는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란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면서 골프를 즐기자.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