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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도 저작권이 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최근 상임위원회를 열어 ‘성가 작곡을 위한 성경과 전례문 등의 저작권 사용 규정(안)’을 승인했다. 거의 2000년 전에 예수의 제자들에 의해 쓰인 신약성경이나 그 이전에 만들어진 구약성경의 저작권이 아직 시효가 살아있는 것일까? 미사에 사용되는 전례문도 그 역사가 꽤 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작권은 있다. 원전의 저작권은 오래전에 소멸했지만, 2005년 주교회의가 주관해 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새롭게 번역한 성경(구약·신약성경)에 대한 저작권은 있다. 이는 번역물에 대한 2차 저작권으로 소유주는 주교회의다.
천주교는 대한성서공회에서 1977년 번역하고 2001년 개판한 공동번역 성서(구약·신약성서)를 사용해오다, 주교회의 주도로 성경을 2005년 새로 번역해 냈다.
이때부터 천주교는 공동번역 성서와 차별화해 ‘성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개신교단에서 사용하는 성서의 경우 저작권은 이를 번역한 대한성서공회가 주로 갖지만, 일부 교단의 경우 자체 번역한 성서를 사용하기 때문에 따로 저작권을 관리한다.
성경은 2차 저작물인 번역물로서 저작권법에 따라 독자적인 저작물로 보호받고 있다.
천주교가 앞서 출판물에 이어 성가의 성경이나 전례문 저작권을 관리하는 이유는 혹시 모를 상업적 남용을 막고자 하는 것. 유료 배포되는 저작물은 본문 사용량과 관계없이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처와 저작권 사용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나 인터넷 카페·블로그에서는 저작권 사용을 승인받지 않아도 된다.
주교회의의 관계자는 “천주교 성경 저작권의 수임료를 받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좋다”며 “좋은 뜻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대체로 승인이 난다”고 말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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