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서울 시내 한 대학에서 이색 ‘홈 커밍 데이’ 행사가 열립니다. 서울 광진구 소재 건국대는 인근 더 클래식500 그랜드볼룸에서 ‘세계 3대 투어 100승 달성 기념식’을 엽니다. 대학 관계자와 동문 그리고 이 대학 출신 골프선수들이 참석합니다.

1982년 골프부 창단 이후 이 대학 출신 선수들이 그동안 국내는 물론 전 세계골프대회에서 100승을 달성, 축하 행사로 마련된 것입니다. 건국대의 골프대회 100승 달성은 한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대학에서 최초라고 학교 측은 밝히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 3월 13일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토너먼트 PRGR 레이디스 컵’ 우승으로 대망의 100번째 우승의 주인공이 된 이보미는 학교 측으로부터 행사 취지를 듣자마자 일정을 비우고 행사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최나연 등 이 학교 출신 우승 주역들도 대부분 참가해 동문들과 기쁨을 나눌 예정입니다. 최나연은 2011년 10월 4학년 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임 다비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계) 선수 통산 100번째 LPGA 대회 우승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대학 출신의 대표적인 선수는 이보미와 최나연 외에도 LPGA투어 서희경, JLPGA투어의 안선주, 김하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안신애, 조윤지, 배희경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투어 10승, 일본 투어 37승, 한국 투어 53승을 거뒀습니다.

이는 국내 사학 라이벌이자 선수 스카우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온 연세대와 고려대에서조차 이루지 못한 성과라고 합니다. 연세대는 유소연, 장하나, 백규정, 김인경, 이정민, 김경태 등 동문 선수들이 전 세계에서 거둔 승수는 60승입니다. 이 성적은 연세대 4학년 재학 중 제적 처리된 신지애가 한국, 미국, 일본에서 거둔 32승이 배제된 기록입니다. 고려대는 김세영, 전인지, 김효주, 노승열 등 소위 ‘대세 급’ 선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47승에 그치고 있습니다. 또 김대섭, 홍순상, 허윤경, 고진영 등의 스타급 선수를 보유한 성균관대도 33승이 고작입니다.

건국대는 그동안 선수 스카우트 경쟁에서 연세대와 고려대는 물론, 타 대학과의 경쟁에서 밀려왔던 게 사실입니다. 어찌 보면 스카우트에서 선택받지 못했던 선수들을 ‘이삭줍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100승이란 숫자만 놓고 보면 이 대학이 전 세계 대학 골프팀 중에서는 ‘월드 넘버 원’이 분명합니다.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해집니다.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