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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강화로 정적 제거 · 권력집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문화대혁명 시대에 고초를 겪었다. 혁명원로로 당시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의 비서장 겸 국무원 부총리를 맡으며 승승장구하던 그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勳) 역시 1962년 ‘류즈단(劉志丹) 사건’으로 마오쩌둥(毛澤東)에 의해 공개적으로 비판당한 뒤 문혁 시기 반당분자로 몰려 16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와 지방 공장에서 강제 노동을 해야 했다.

시 주석은 1969년 15세의 나이로 산시(陝西)성 옌안(延安)시 옌촨(延川)현에 있는 량자허(梁家河)촌으로 하방돼 22세까지 살면서 어려운 청소년기를 보냈다. 시 주석을 비롯해 현재 60대인 최고 지도부 중 왕치산(王岐山)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 위정성(兪正聲) 상무위원 역시도 자신이 하방되거나 문혁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은 집권 이후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를 통해 정적을 제거하고 권력을 자신에게로 집중시켜 ‘제2의 마오쩌둥’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 주석은 언론과 문화 및 사상 통제 고삐를 강하게 쥐는 한편, 대중적인 인기를 높이면서 개인 숭배 조짐도 두드러지고 있다. ‘시다다(習大大·시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그가 간 곳마다 화제가 되어 그를 찬양하는 노래가 만들어졌다. 급기야는 지난 양회(兩會,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마오쩌둥 배지를 연상케 하는 ‘시진핑 배지’(사진)가 등장했다. 서방 매체들은 그를 ‘시황제’로 부르면서 문혁 시대가 재도래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문혁 시작 5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과도한 개인숭배에 대한 역풍을 의식한 듯 개인숭배를 자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최근 당 지도부는 ‘시다다’라는 애칭을 언론 매체에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최근 지방시찰 도중 ‘지식인 대표 좌담회’를 열고 “당과 정부의 관리들은 지식인 사이에서 제기되는 반대 목소리를 포용해야 한다”며 “설령 (정부 정책에 대한) 그들의 의견에 편견이 있고 정확하지 않더라도 꼬투리를 잡고, 몽둥이질을 하고, 딱지를 붙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몽둥이질’과 ‘딱지 붙이기’는 문혁 시절 자행된 무차별적인 지식인 탄압을 비판할 때 종종 사용되는 표현이라는 점에서 자신이 마오쩌둥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 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실제 언론이나 사상 통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