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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영미권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고무돼 있었다. 전 세계가 이슬람국가(IS)의 테러 등으로 폭력에 대해 새롭게 성찰하는 시점, 또 실제로 서구에서 채식주의자들이 많은 현실에서 한강의 주제 의식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한강이라는 이름을 치면 리뷰가 수도 없이 나올 정도로 열풍이라고 전했다. 한강뿐 아니라 ‘철수’의 작가 배수아는 지난해 국제펜클럽이 주관하는 ‘PEN 번역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정유정의 ‘7년의 밤’은 독일 유력 주간지 디 차이트가 선정한 ‘2015년 범죄 소설 10’에 올랐다. 또 이미 작품 상당수가 번역된 소설가 이승우, 이문열, 황석영, 김영하, 천명관 등도 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 원장은 올해 들어 미국 해외문학 잡지인 월드 리터러처 투데이(WLT), 마노아, 영국 에이시언 리터러리 리뷰(ALT)가 한국문학 특집을 싣고, 러시아와 프랑스 문예지도 곧 한국문학 특집을 게재한다며 이런 때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작가가 곧 노벨 문학상도 받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만 한국문학이 세계 독자와 만나기 위해서는 결국 좋은 원작이 기본이지만 좋은 번역, 큰 출판사라는 조건이 더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2012년 부임한 뒤 영어문학팀을 꾸려 영미권 출판사들을 적극적으로 섭외했다. 미국에서 해외문학을 번역 출판하는 가장 큰 출판사인 달키(Dalkey Archive Press)에서 올해 한국문학 전집 25권이 완간되는 것은 큰 성과다. 한국 작가들에 대한 정보를 연결한 작가 전자도서관을 열었고, 국내 작가 350명에 대한 정보를 7개 언어로 위키피디아에 올리는 작업도 했다.

전문 번역가를 양성하기 위한 번역 아카데미에는 150여 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외국인이다. 아카데미 교수와 학생들이 최근 국내 주요 번역상을 수상하기 시작한 것도 가시적인 성과라고 그는 전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