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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차 절반, 운행 20년 노후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도 빈번

한 달에 한 번꼴로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나 ‘달리는 고장철(鐵)’이란 오명을 얻고 있는 서울지하철이 전동차 노후화 등 근본적 문제점에 대한 해결 없이 ‘땜질 처방’으로만 일관하고 있어 시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 하루 평균 지하철 이용객이 400만 명에 이르지만 전동차 절반가량이 운행된 지 20년이 넘을 정도로 낡아 언제라도 대형사고가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라는 지적이 많다.

1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까지 지하철 1∼9호선에서 발생한 각종 사고는 모두 61건으로 집계됐다.

1개월마다 1건씩 꼬박꼬박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9일 노량진역에서 코레일이 관리하는 수도권 전철 1호선 전동차가 탈선하는 등 올해도 벌써 5차례다.

승객이 타고 있지 않아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출근이 늦어진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2014년엔 2호선 왕십리역에서 전동차 추돌사고로 승객 249명이 다친 적도 있다.

이처럼 서울지하철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전동차 노후화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호선의 경우 전체 1954량 가운데 802량(41%)이 통상 교체주기(20년)를 넘었고, 5∼8호선 전동차 50% 이상이 제작된 지 20년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역내 전기와 통신, 열차신호 등을 제어하는 케이블은 90% 이상이 사용한 지 20년이 넘었다.

인명 사고를 막으려고 설치한 지하철 스크린도어에서도 사망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올해 2월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문 사이에 핸드백이 끼어 80대 여성이 숨졌고,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스크린도어 수리 도중 목숨을 잃는 사고가 매년 한 차례씩 나왔다. 스크린도어는 사실상 안전시설물이지만 현행법상 건축 기계구조물로 분류돼 국제 안전 인증의무가 없는 미흡한 안전기준이 사고를 불러온다는 지적이 있다.

권영국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사고가 나면 주먹구구식으로 대안을 만들다 보니 사고가 잇따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최준영·김수민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