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36년전 당대회 땐… 지난 1980년 10월 제6차 북한 노동당대회를 앞두고 김일성(오른쪽) 주석과 김정일(왼쪽) 국방위원장이 개최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③ D-2… 장기독재 공식화<끝>

노동신문 집권5년 성과 선전
지난 2월 ‘광명성’ 영화에도
‘김정은 태양상’ 최초로 등장

‘공화국 영웅’ 칭호 부여받거나
‘총비서’로 추대될 가능성도

6일 개막되는 북한의 제7차 노동당대회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장기독재 체제를 선언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북한은 김 제1위원장의 ‘태양상’(얼굴사진 밑에 월계수 잎이 붙어 있는 초상화)을 등장시켜 김일성, 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는 우상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당대회에서는 현재 30대인 김정은의 종신집권을 뒷받침할 세대교체도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즉흥적이고 강압적인 김정은의 독주는 북한 사회에서 내부적인 ‘물밑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어 북한 체제에 동요가 일어날 여지를 남겨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 당국자는 4일 “2월 11일 방영된 조선기록영화 ‘광명성 4호 성과적 발사’의 마지막 영상에 김일성·김정일의 태양상과 유사한 형태의 김정은 태양상이 최초로 등장했다”고 밝혔다.

기관지 노동신문은 당 대회 개최를 이틀 앞둔 이날 1만7700여 자가 넘는 ‘혁명의 길 끝까지 가리라’ 제목의 정론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21세기의 위대한 태양”이라고 칭하며 집권 5년간의 ‘성과’를 선전했다.

이와 함께 이번 당대회를 통해 북한은 김 제1위원장에게 ‘공화국 영웅’ 칭호를 부여하든지, 아니면 ‘총비서’로 추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에서는 ‘위대한 수령’으로 불린 김일성 주석이 그동안 3차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차례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은 지금까지 한 차례도 공화국 영웅으로 불리지 못했다. 공화국 영웅 칭호가 없이 ‘백두혈통’의 후광에만 의존하는 기존 통치 구조로는 ‘김정은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선포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당대회가 장기독재의 발판을 구축하기 위한 이벤트라는 점에서 김 제1위원장의 호칭이 최고 권위의 상징인 총비서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현재 김정은의 당 직책은 ‘노동당 제1비서’다. 북한은 2012년 4월 제4차 당 대표자회 때 당 규약을 바꿔 김 국방위원장을 ‘영원한 총비서’로 높이는 한편, 김 제1위원장에게는 당을 대표하는 수반이라는 의미에서 ‘당 제1비서’직을 새로 만들어 부여했다. 하지만 김정일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총비서가 아닌 공화국 영웅 칭호만 부여될 수도 있다.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부상도 관심 사안이다. 현재 김여정이 맡고 있는 직함은 공식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선전활동과 사상교육 등을 담당하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알려져 있다. 또 김여정이 김 제1위원장으로 향하는 모든 보고 체계의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핵과 미사일 자금 관리를 총괄하는 핵심적이며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김여정이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백두혈통을 앞세워 공식적으로 높은 직급을 꿰찰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만용·박정경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