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친박 일부 비토 분위기
康 “맡을 생각 없다” 고사
鄭 겸임 가능성 배제 못해

정진석 당선인이 20대 국회 새누리당 첫 원내대표에 선출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당내에서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분리하고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다소 우세해 어떤 인사가 난파 직전의 새누리당 혁신을 주도하게 될지 주목된다.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 구성과 관련, 당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4일 통화에서 “비대위 구성 등은 중요한 현안이기 때문에 여러 의견을 들어 결정하겠다”며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내 생각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의 이 같은 입장은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혁신적인 외부 인사 영입을 공약했던 나경원 의원과는 다른 것으로 정 원내대표의 보수적 성향이 반영됐거나 정 원내대표를 지지한 것으로 추정되는 친박(친박근혜)계의 입장이 투영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당내에서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지 않고, 별도로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 4월 25일 4선 이상 중진 의원 오찬 회동에서는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 등에 전념하고,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모아졌다. 현재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 조순형·한화갑 전 의원, 인명진 목사 등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된다. 김수한·박관용·김형오·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이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김 전 총리는 비대위원장 직 수락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적극적인 거부 의사도 표시하지 않아 추대할 경우 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친박계 일부 인사들은 김 전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 시절 총리를 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4·13 총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강봉균 전 의원과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강 전 의원은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을 맡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비대위가 전당대회 준비를 맡고, 차기 전당대회를 최대한 빨리 개최해 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새 지도부가 혁신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