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악수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원유철 새누리당 대표권한대행이 2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BBS불교방송 개국 26주년 기념식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6차례 최고위중 5회 비난
朴의 정치적 대항마 강조
일각 “본격 대권행보” 평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4·13 총선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여 가고 있다. 총선 이전 주로 양당 체제의 기득권 구조를 비판했던 안 대표가 이처럼 표적을 박 대통령과 정부로 변경한 것은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자신이 박 대통령의 정치적 대항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가 29차례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했던 발언을 분석한 결과, 총선 전후 안 대표의 메시지가 확연히 대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 이후 열린 6번의 최고위에서 안 대표는 5번이나 박 대통령에 대해 ‘독단’ ‘일방통행식’ ‘고집’ 등 원색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4월 18일 최고위에서는 “박 대통령부터 독단과 독주 대신 대화와 협력으로 근본적인 국정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했고, 25일에는 “대통령과 정부가 아직도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29일에는 박 대통령의 ‘양적완화 카드’에 대해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너무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 청와대에 앉아 있다”는 등 안 대표의 ‘사적’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유일하게 박 대통령을 언급하지 않은 2일 최고위에서는 정부의 신성장 동력 육성책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뤄, 사실상 박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이나 정부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면 야당 대표로서 얼마든지 지적할 수 있는 것이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그러나 총선에서 예상외로 선전한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일반적인 분석과 함께, 안 대표가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대권 행보 본격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야권의 한 인사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집중적으로 비판한 안 대표의 최근 메시지는 결국 본인이 차기 국정운영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