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친노에 모멸감 그만
상처받은 사람 껴안아야”
추미애 이어 김종인 비판

당내 “文 나서지 않고
대리인 내세워 金 공격”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홍보위원장은 3일 전당대회 연기 문제를 논의하는 당선인·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앞두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손 홍보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했지만 김 대표와도 가깝다. 그런 그가 이날 통화에서 “김 대표가 ‘내가 다 쓰러져가는 당을 살렸다’는 말씀을 하는데, 무슨 자선사업 하러 오신 것은 아니잖느냐”고 쏘아붙였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직격탄까지 날렸다.

추미애 의원이 김 대표의 호남 참패 책임론을 제기한 데 이어 손 위원장까지 나서 김 대표를 몰아붙이자, 당에선 김 대표를 영입한 문 전 대표와 친문(친문재인)계가 직접 나서지 않고 범주류 인사를 통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손 위원장은 “김 대표가 평생을 정치권에서 보냈지만 이번처럼 전권을 갖고 주목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그 기회는 쟁취한 것이 아니라 문 전 대표가 온전하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무 조건 없이 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와서 사람 마음이 바뀌면 안 된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위원장은 “이번 4·13 총선을 앞두고 문 전 대표가 원한 공천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리나라 정치사에 유례가 없었던 일”이라고 했다. 그는 “김한길 의원, 안철수 대표가 다 내려놓고 나가라고 밀어붙일 때도 꿈쩍도 안 했는데, 김 대표에게는 자진해서 내려놓고 나갔다”고 전했다. 그는 당내 금기어와 같은 ‘친노(친노무현)’ 단어도 거침없이 입에 올렸다. 손 위원장은 “친노는 다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인데, 그걸 싸잡아 헐뜯고 모멸감을 줘서는 안 된다. 그중 가장 큰 상처를 안고 계신 문 전 대표가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가셨는데 지금 와서 이런저런 것을 요구해선 안 된다”고 했다. 또 “김 대표가 임기를 조금 더 연장한다면 더군다나 상처받은 사람들까지 다 껴안고 가야 한다. 거친 언사로 친노나 문 전 대표에게 모멸감을 줘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문 전 대표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양산으로 내려가셨다.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당 대표 선거 등에 일절 관여하지 않으실 것”이라며 “문 전 대표가 당내 논란이 더 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