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청 주택공급 개정안

거주 기간 2년서 1년으로
거주자 우선 100% → 50%
외부인에게도 기회 늘려
재당첨 제한 도입 않기로

올 하반기부터 세종특별자치시에 1년 이상만 살아도 아파트 우선 공급 대상이 된다. 또 대전 등 세종시가 아닌 지역에 살거나 세종시 거주 기간이 1년이 안 되는 사람에게도 아파트 분양 물량의 50%가 배정된다. 민영아파트를 여러 차례 분양받는 것을 제한하는 재당첨 금지제나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의 전매제한 기간을 더 늘리는 방안은 당분간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세종시 건설을 위해 설립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2일 세종시 주택의 일정 비율을 세종시가 아닌 지역 거주자에게 배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의 입법예고를 최근 마쳤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세종시 거주자에 대한 아파트 공급 비율을 행복청장이 탄력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행복청은 이를 바탕으로 현재 100%인 세종시 거주자 우선 공급 비율을 50%로 축소하기로 했다. 세종시는 투기방지를 위해 일정 기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만 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당해지역 거주자우선 공급제도’를 시행 중이다. 행복청은 현재 2년 이상인 우선 공급대상 거주기간도 1년으로 단축한다.

행복청 관계자는 “공무원을 중심으로 세종시에 2년 이상 산 사람들이 100% 당첨되다 보니 외부 지역 실수요자들이 세종시에 들어올 기회가 적었고 세종 시민에게 웃돈을 주고 집을 사는 비합리적인 상황이 발생했다”며 “다수에게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신규 분양 물량 100세대를 놓고 청약자격 1순위끼리 경쟁할 때 지금은 세종에 2년 이상 거주한 사람이 100% 우선권을 갖지만 앞으로는 1년 이상 세종시 거주자가 50세대, 청주 등 타지역 거주자나 세종시 1년 미만 거주자가 50세대를 분양받을 수 있게 된다. 행복청은 이달 중 이 같은 내용을 행정예고 할 계획이다.

행복청은 다만 민영아파트에 대해 일정 기간 내에 여러 번 분양을 받는 것을 제한하거나 일반인에 대한 전매제한 기간을 1년에서 공무원처럼 3년까지 늘리는 방안은 당분간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행복청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대출 등 금융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에 재당첨 금지나 전매제한 기간 연장 등을 투기과열지구도 아닌 세종시에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행복청은 우선 공급대상에 공무원이 집중되는 데다 특히 웃돈을 받고 팔아치우는 공무원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자 타지역 거주자에 대한 당첨 기회를 늘려주기 위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