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화건설이 종합 디벨로퍼형 사업으로 수주,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주택단지 시공 모습. 5월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한화건설 제공

- ⑦ 한화건설

여의도 6배 …10만 가구 건설
단일 프로젝트론 사상 최대

사우디에서도 신도시 MOU
60만명 거주 … 20조원대 규모

국내 주택사업도 뛰어난 성과
‘킨텍스꿈에그린’ 3일만에 완판

21세기형 선진 건설시장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돈과 인력은 물론, 기획력과 발상의 전환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해외 건설시장은 이제 기술력 등 시공능력만 갖추고서는 생존할 수 없는 만큼 사업기획에서 운영까지 총괄해 확실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종합 디벨로퍼로 변해야 하는 것이다. 해외 진출 50년이 넘은 한국 건설사들이 아직도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디벨로퍼로 변신하지 못한 것이 주요 이유다.

2일 대한건설협회와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중대형 건설사로 도약하고 있는 한화건설이 해외건설 시장에서의 기획력과 파이낸싱(자금조달), 사업 종합 수행능력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정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에 조성 중인 분당급 신도시 사업이 국내외 건설업계의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건설이 이라크에서 기획부터 설계·조달·시공까지 총괄하는 디벨로퍼형 신도시 사업을 추진할 때 건설업계 안팎에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한화건설은 이라크에서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바그다드 시내에서 바그다드-쿠트(Baghdad-Kut) 고속도로를 타고 10㎞가량 가면 좌측으로 엄청난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한화건설이 건설하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로 서울 여의도의 6배 면적(1830ha) 규모다.

이미지 크게보기 한화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 주택부와 신도시 건설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사업은 계약금액만 101억 달러(약 11조4000억 원)에 달하며 총 10만 가구의 주택과 도로, 학교, 공공기관 등 사회기반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이는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또 단일 건설회사가 10만 가구의 주택과 그에 따르는 도로, 상하수도, 정수 및 하수처리장, 학교, 공공기관 등 사회기반시설을 포함한 대규모 신도시를 디자인빌드(Design Build, 설계·조달·시공 일괄수행)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은 건설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이다.

비스마야신도시 사업은 한화건설이 직접 이라크 정부에 신도시 등의 개발안을 제안하고 수주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국가가 필요로 하는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맞춤형 기획안을 제시하는 기획제안형 사업으로 전문적인 디벨로퍼 능력 없이는 수주할 수 없는 사업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단순한 건설사의 역할을 넘어서 신도시 개발 경험이 부족한 외국 정부에 자문 역할을 하고, 한국의 신도시 개발 사례를 접목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시한 것이 높은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지난 3월 대우건설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형건설사인 SAPAC사로 이뤄진 컨소시엄으로 사우디 주택부가 발주한 분당신도시 2배 규모(38㎢)의 ‘다흐야알푸르산(DahiyatAlfursan) 신도시’ 건설공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사업은 10년간 총 10만 가구의 주택과 신도시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약 6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최첨단 신도시로 조성된다. 전체 사업비 규모는 약 180억∼200억 달러다. 20조 원이 넘는 이 사업이 설계 완료 후 발주되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외 건설 수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을 비롯한 3사는 지난해 12월 사우디 주택부 장관을 대면한 자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신도시 사업을 제안한 바 있으며, 올해 2월 사우디 정부 각료회의에서 정식으로 MOU 체결에 대한 승인이 이뤄졌다. 기존 해외플랜트 중심의 단순도급형 해외사업이 아닌 기획제안형 사업으로, 한화건설이 같은 방법으로 수주했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 경험이 이번 MOU 체결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신도시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해외신도시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해외신도시 디벨로퍼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다지고 나아가 중동지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토목, 건축사업 진출을 통한 공종의 다각화로 지속적인 해외 수주 경쟁력을 제고시킨다는 전략이다.

한편 지난해 총 8717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한 한화건설은 주택사업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총 1880가구 규모의 킨텍스꿈에그린 주상복합 아파트는 평균 28.4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사흘 만에 계약 완료했다. 732가구 규모의 부산 동래꿈에그린 역시 평균 120.3대 1의 경쟁률로 완전판매됐다. 올해는 총 6661가구를 공급한다. 이중 5048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특히 여수 웅천지구에서 오는 6월 분양 예정인 ‘여수 웅천꿈에그린’은 여수 앞바다를 조망하는 파노라마 뷰를 갖췄으며, 1781가구의 아파트와 187실의 오피스텔로 이뤄진 대단지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5월에는 충남 서산시 동문동에서 총 471가구 신축아파트 ‘서산 동문꿈에그린’을 분양한다. 이 단지가 위치한 동문동은 쾌적한 도시환경을 갖추고 있는 관공서 밀집 지역으로 선호도가 높다. 인근에 동문초교, 서동초교, 서산시립도서관, 청소년 수련관 등이 위치해 최적의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 올해 말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으로 공급될 예정인 ‘인천 서창꿈에그린’ 1212가구도 주목할 만한 단지다. 한화건설은 이미 지난해 2호 뉴스테이 사업이자 민간택지에서는 최초로 공급한 총 2400가구 규모의 수원 권선꿈에그린 뉴스테이 사업을 성공한 바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꿈에그린 브랜드를 바탕으로 디벨로퍼형 주택사업을 강화하면서 주택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입지선정과 혁신적인 평면 구성 등 뛰어난 상품성으로 주택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