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北核대책 협의 원유철(오른쪽 두 번째)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북 관련 긴급 안보 대책회의에서 조태열(왼쪽 두 번째) 외교부 2차관의 모두 발언을 듣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中·러 주도하는 회의서
안보리 제재 철저 이행 등
北 겨냥한 국제공조 강조

韓·中 외교도 2시간 넘게
北核문제 심도 있는 대화
中, 사드엔 또 우려 표명

중국·러시아가 주도하는 ‘아시아 교류·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회의에서 최초로 채택되는 북핵 관련 공동선언문에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 행위를 가장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북한과 밀접한 교류 협력 관계에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대북압박 선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27일 저녁 CICA 회원국 리셉션 시간까지 연기하면서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현안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러시아는 28일 한·러 외교장관 회담을 열기로 했다.

28일 외교부에 따르면 CICA 외교장관회의에서 회원국들은 회의 결과로 채택되는 공동선언문에 북핵 관련 문안을 처음으로 집어넣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선언문에는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 등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에 대한 규탄 △강력한 안보리 결의 2270호 채택에 대한 환영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하는 내용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 문제 자체가 다뤄지지 않던 중·러 주도의 회의에서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수위의 북한 규탄 문구가 포함될 것으로 보여 북한이 얼마나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는지가 확실히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이날 CICA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한 기조연설에서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실험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CICA가 안보리 결의 철저한 이행 등 특별한 역할을 수행해달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북한의 추가 도발 억제를 위해 한국 외교장관으로는 CICA 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앞서 27일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 정부 관계자는 “회담시간이 40분으로 예정돼 있었는데 결국 2시간이 넘도록 북핵 문제는 물론 한·중 관계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며 “왕 부장이 CICA 공식 리셉션을 연기하면서까지 윤 장관과 회담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회의 후 “양국이 북한의 추가적 핵·미사일 실험 가능성이 가장 중대하고 시급한 도전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왕 부장은 “각방이 정세 긴장을 높이는 행동을 피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며 “한반도 문제는 언젠가는 다시 대화와 협상 궤도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관련해서도 중국 외교부는 “중국의 엄중한 우려를 거듭 표명했다”고 공개했으나 한국 측 발표에는 관련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