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노무현과 김종인 김종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비대위 논의 결과

당선자·당무위원 참석하는
연석회의서 全大시기 논의
4일엔 원내대표 경선하기로

金대표, 사실상 ‘연기’ 무게
親文인사·86그룹은 부정적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연기 문제를 5월 3일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김종인 체제 연기’를 뜻하는 전당대회 연기론을 두고 당 일각에서 “셀프 비례대표 공천에 이은 셀프 전대 연기”라는 비판이 쇄도하자 당내 의견을 더 수렴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당 대표 출마 준비를 하는 송영길 전 인천시장을 비롯해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홍영표 의원 등이 전대 연기론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박광온 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5월 3일 오후 2시 당선자 당무위원회 연석회의를 소집해 전당 시기를 논의하겠다. 그 전에 권역별로 시도당 위원장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견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개최 시점과 관련, “당내 의원들이 정해주는 대로 열릴 것이고, 당선자들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 측은 “당이 당권을 놓고 계파 간 투쟁을 벌이기보다, 총선공약 실행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전대 연기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문 전 대표와 가까운 홍영표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당내에는 총선 후 전대를 통해 새 지도자가 탄생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여러 핑계를 대면서 (비대위 체제를) 연장하면 또 다른 갈등과 분란을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5월 4일로 예정된 더민주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도 전당대회 연기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통화에서 “당내 민주주의 원리를 훼손하면서까지 김 대표를 배려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미 당권 도전을 선언한 송영길 당선자는 앞서 “자신이 임명한 비대위가 자신을 위한 결정을 한 것은 ‘셀프 공천’에 이은 또 하나의 ‘셀프 연기’가 돼서 민주적 정당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비주류 의원은 “김 대표가 한 번도 선출직에 나서본 적이 없어서 경선을 두려워한다. 선거 없이 권력을 잡으려니 ‘추대’나 ‘연기’ 등 각종 꼼수가 등장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윤희·유민환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