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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도 사랑 막을 수 없어”

아르메니아 학살을 추념하기 위해 제정된 ‘오로라 인권상’의 첫 수상자로 부룬디 내전에서 3만 명의 어린이를 구한 고아원 설립자 마르그리트 바랑키츠(여·59·사진)가 선정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4일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열린 아르메니아 학살 101주기 기념행사에서 공동심사위원장인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가 바랑키츠에게 오로라상을 수여하고 개인 상금 10만 달러(약 1억1487만 원)와 기부용 상금 100만 달러(약 11억4870만 원)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바랑키츠는 “전쟁이나 증오, 박해, 기근, 그 무엇도 사랑을 막을 순 없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녀는 또 개인 상금 10만 달러도 고아와 어린이 난민들을 돕는 구호단체 세 곳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NYT에 따르면 부룬디 출신의 바랑키츠는 1993년 후투족과 투치족의 참혹한 내전을 목격한 이후 고아가 된 부룬디 어린이들을 위한 피난처를 설립하게 됐다. 투치족에게 붙잡힌 25명의 후투족 어린이들을 몸값을 내고 데려와 돌보는 데서 시작된 쉼터는 종족과 관계없이 모든 부룬디 고아들을 돌보는 재단으로 발전했다. 지금은 르완다, 콩고민주공화국 등에서도 에이즈로 고아가 된 어린이들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아르메니아 학살 100주기를 추념하기 위해 제정된 오로라상은 아르메니아 학살 당시 생존자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아르메니아 학살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을 대규모로 살해한 사건으로 이를 ‘집단학살’로 규정할 것인지를 놓고 오스만제국을 계승한 터키와 아르메니아가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다.

시상식의 공동 심사위원장 클루니는 이날 시상식에서 “우리는 101년 전 목숨을 잃은 150만 명을 기리기 위해 그들이 겪은 비극을 집단학살, 아르메니아 집단학살로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세르지 사르키샨 아르메니아 대통령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아르메니아 집단학살을 부정하는 터키의 태도는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