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공판 방청을 위해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투쟁않는 민노총 존재이유없어”
1년만에 법정 출석해 강경발언

지난해 11월 ‘민중 총궐기 집회’에서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한상균(54) 민주노총 위원장이 18일 열린 첫 재판에서 “투쟁을 법과 질서의 테두리 속에서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불법 폭력 집회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한 위원장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 사실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 심담)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 위원장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구속된 이후 민주노총에 수차례 옥중 서신을 보내 ‘총파업 투쟁’ ‘선거 투쟁’을 독려한 바 있는 그는 이날 첫 재판에서도 여전히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모두 진술을 통해 “사실상 노조 활동을 하지 말라는 ‘노동 개악’을 구경만 해야 한다면 민주노총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며 “악법이 몰고 올 재앙을 사회에 알리기 위한 투쟁을 법과 질서의 테두리 속에서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의 변호인은 공소 사실에 대해 무죄 취지로 변론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 14일 1차 민중 총궐기 대회까지 11차례 집회에서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특수공용물건손상 등)를 받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에서 불법 행위를 한 혐의로도 기소된 바 있으며 지난해 5월 이후부터 재판에 계속 불출석해 왔다. 기소된 후 계속해서 재판을 미뤄 왔던 것까지 포함하면 이날 약 1년 만에 법정에 출석한 셈이다. 한 위원장은 체포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로 피신해 조계사 측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가, 25일 만에 자진 퇴거해 경찰에 압송된 바 있다.

이날 재판은 민주노총 조합원 등 150명이 넘는 방청객들로 대법정은 꽉 들어찼으며, 한 위원장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이 일어나 박수와 환호를 보내 법원 경비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밝은 얼굴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