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야외서 식사했으면”
구청 ‘발상의 전환’ 적극반영
지역 명물로 탄생 큰 기대감

대구에서 전국 최초로 ‘옥상 음식점’이 공식 허용된다.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 규제를 혁파, 식품접객업소의 옥외영업 대상지를 옥상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여름철 시원한 유럽풍 옥상카페에서 음식과 술을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대구 수성구는 4일 수성못 주변 식품접객업소(일반·휴게음식점, 제과점)의 옥상 영업규제를 해소해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는 이를 위해 ‘대구 수성구 식품접객업 옥외영업 시설기준 적용 특례 고시(안)’ 제정에 들어갔다.

음식점 등의 옥외영업은 전면 금지돼 오다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위생법을 개정, 자치단체장이 조례로 필요한 구역을 정해 예외적으로 허용토록 했다.

각 지자체에 따르면 대구 달성군과 대전 유성구, 서울 용산구, 경북 청송군 등 전국 22곳에서 옥외영업을 하고 있으며 이 중 18곳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과 같은 관광특구 지역이다. 하지만 이곳도 모두 음식점 옆 테라스나 자투리땅을 영업장으로 허용한 것으로, 주류판매까지 가능한 일반음식점 영업을 옥상에서 정식 허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성구 관계자는 “수성못 일대 옥상영업이 허용되면 전체 200여 개 식품접객업소 중 50여 개가 당장 영업이 가능하다”며 “전국에서 가장 더운 대구에 시원한 옥상 음식점이라는 명물이 탄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성구는 옥상영업을 허용하면 소음과 냄새, 쓰레기 등 각종 민원 제기가 우려되지만, 대구시 규제개혁추진단과 함께 지역관광산업 활성화 취지를 인근 주민들에게 설명하면서 규제개혁에 발 벗고 나섰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수성못 일대는 실내공간보다 탁 트이고 시원한 야외에서 음식을 먹는 게 부담스럽지 않은 환경이라 옥상영업을 허용키로 했다”며 “시민 요구 충족과 더불어 옥상 정비 효과도 얻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못은 1925년 축조됐으며 못 둘레는 2020m에 이른다. 지난해 6월부터 지상 평균 11m 높이의 모노레일 방식 도시철도 3호선이 지나면서 하루 평균 2만7000여 명의 시민들이 찾고 있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