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시장 임금 격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이 노동력 부족과 정규직·비정규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를 법제화하고 일본 산업계에 이를 정착시킨다면 한국의 노동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이중적인 노동시장 구조로 인해 고용 형태에 따른 임금 격차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25일 고용노동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 등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은 노동자의 성별, 소속 직장의 규모, 고용 형태 등의 다양한 여건에 따라 임금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고용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2014년 6월 기준)를 보면 대기업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대기업 비정규직 임금은 64.2에 해당했다. 또 중소기업 정규직은 52.3,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34.6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급이나 담당 업무에 의한 임금 격차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같은 직장 내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차이가 현격하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또 OECD는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 8일 페이스북 공식계정에 2014년 기준 회원국별 남녀 임금 격차 그래픽을 게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OECD 회원국 등 총 36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남녀 임금 격차가 36.7%로 1위를 차지했다. 이 격차는 정규직이나 자영업에 종사하는 남성 임금에 대한 여성의 상대적인 임금을 나타낸다고 OECD는 설명했다. 한국은 남성 임금이 100만 원일 때 여성은 36.7% 적은 63만3000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남녀 임금 격차의 OECD 평균은 15.6%였다. 일본과 에스토니아가 26.6%로 공동 2위였으나 한국보다 10.1%포인트나 낮았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