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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6만t… 3.3%늘어
건설용 H형강 242% 급증
중국산 전년보다 1.3%↓
국내 철강사 타격 불가피

밀어내기 수출 공세를 벌이던 중국 철강사들의 구조조정으로 한숨을 돌렸던 국내 철강사들이 이번에는 엔저(엔화가치 약세)를 앞세워 수출 확대에 나선 일본 철강사들 때문에 다시 깊은 수심에 빠졌다.

25일 한국철강협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117만1000t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반면 일본산 수입량은 56만7000t으로 오히려 3.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값싼 중국산에 밀려 줄곧 감소세를 보이던 일본산 철강재 수입은 지난해 12월 전년 대비 3.7% 증가로 돌아선 이후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건설용으로 많이 쓰이는 H형강은 1월 일본산 수입량이 지난해 1월보다 242.1% 급증한 1만9000t에 달해 관련 국내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일본산 철강재 수입 증가는 엔저 때문에 수입 단가가 크게 낮아진 게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월 기준 t당 평균 799달러 수준이었던 일본산 수입 단가는 올해 1월 평균 570달러로 1년 새 28.7% 급락했다.

엔저 현상은 2012년부터 시작됐으나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일본 철강사들이 수출 확대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상대적으로 제품가격이 높은 일본 내수시장에 집중해 국내 철강사들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엔저 카드를 활용한 수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수출량이 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철강사들은 공급과잉 지속으로 밀어내기식 저가 수출에 나선 중국 철강사들 때문에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고전했으나 최근 중국정부 주도로 철강업 구조조정이 진행돼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주요 수출시장의 하나인 중국의 저성장 추세가 뚜렷해진 데다 엔저를 앞세운 일본 철강사들의 수출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또다시 고전이 예상된다. 일본산 철강재의 경우 싼 가격만을 앞세웠던 중국산에 비해 품질 좋은 고급 제품이 많아 해외시장에서 한국산과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과의 경쟁이 주로 가격 측면에서 이뤄졌다면 일본산은 가격은 물론 품질경쟁력까지 갖춰 국내 철강사들이 더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한다”고 우려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