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북한 정권 변화’를 언급하면서 대북정책의 일대 전환을 선언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중국 변수’가 주요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북 역할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 전략 자산을 한반도에 고정 배치하는 등의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이 16일 개최한 긴급 대담에서 함재봉 원장은 박 대통령의 국회 연설 배경에 대해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평화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유도한다는 프로세스의 가능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대중정책 방향에 대해 최강 수석연구위원은 “한·중 관계를 통해 북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못하므로 구도를 국제사회에서의 대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신장하는 문제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두둔할 경우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천영우 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 “중국이 동참하지 않으면 우리와는 기본적인 전략 목표가 다르다는 선언까지도 해야 한다”(함 원장)는 주장도 나왔다. 필요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 등을 통해 중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거나 중국 정권과 인민을 분리해 중국 내부 여론을 북한에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여 나가야 한다는 방법론도 제시됐다.

중국의 대북 역할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 등 동맹국들과의 협력 강화를 바탕으로 북한을 실효적으로 압박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최 수석연구위원은 “사태가 엄중하기 때문에 미국의 정보자산이 한반도에 고정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