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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상향식 공천 보완해야
현역의원도 걸러낼 수있다”

金, 李 방으로 불러 격론

올 4월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된 친박(친박근혜)계 이한구 위원장이 100% 상향식 공천을 주장해온 김무성 대표 등 비박(비박근혜)계의 기대에 역행하는 방침을 잇달아 밝히면서 공천 작업을 본격화하기도 전에 당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5일 오전 이 위원장 등 당연직 공천관리위원들과 의견 조율을 시도했으나 이 위원장과 격론만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김 대표와의 두 시간 가까이 회동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왜 자격없는 사람까지 상향식 공천을 하느냐”며 “그렇게 하면 이상한 사람들, 지방의 토호들, 심지어는 조폭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우리 당 경선 룰을 한번 읽어보라. 모두 룰을 따를 수밖에 없으니까, 개인의 의사를 가져다 반영할 길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상향식 공천의 결과가 국민의 뜻에 왜곡되면 안 되는 만큼 어떻게든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역구) 출마자가 많을 경우 압축할 수밖에 없다. 압축하는 과정에서 (현역의원도) 걸러낼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일률적인 목표치를 정해 현역의원을 ‘컷오프’하지는 않겠지만 경선자 컷오프와 의원 평가를 통해 상당수 현역 의원들을 공천 탈락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위원장은 공천 탈락 검토 대상 의원의 예로서 △의정활동 평가가 좋지 않은 의원 △사회적으로 비난받는 행동을 한 의원 △특권에 안주한 의원 △유권자 신망이 부족한 의원 등을 꼽았다.

김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이 위원장의 공천관리위원장 선임에 대해 “김 대표가 정치 생명을 건 상향식 공천제를 완전히 자기 손에서 떠나게 만든 결정”이라고 반응한 뒤, “공천관리위원장은 경선을 관리할 뿐이지 독단적인 공천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이 위원장을 비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