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은행의 ELS 수익구조

증권사와 은행이 최근 몇 년 동안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에 열을 올린 것은 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놓고 고민하는 고객들을 유인할 수 있는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한 푼이라도 이자를 더 주는 상품을 찾는 고객들의 심리를 활용해 시중금리+알파(α)를 보장하는 ‘중(中)위험 중(中)수익’ 상품으로 포장해 판매한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로 진입하면서 은행 예금 금리가 연 3%에서 2%, 1%대까지 뚝뚝 떨어지자 연 5%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ELS 상품 등에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기 시작했다. ELS와 금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좁은 의미의 파생결합증권)를 포함한 전체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2011년 말 38조8000억 원에서 2012년 말 51조6000억 원, 2013년 말 63조2000억 원, 2014년 말 84조1000억 원, 지난해 말 98조4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ELS를 많이 팔면 팔수록 금융사들의 수익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ELS는 최소 투자금액이 100만 원 이상이며, 가입할 때 딱 한 번 선취 판매 수수료를 낸다. 증권사 지점과 은행 창구 등 영업점 판매 수수료는 보통 투자 원금의 0.5∼1%이며, 온라인 판매 수수료는 이보다 낮은 0.2% 정도이다. 지난해 전체 ELS 판매 금액은 76조9501억 원으로, 증권사와 은행들은 1년 동안 1% 수수료 기준으로 7700억 원 정도를 수수료로 챙긴 셈이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이 3141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대형 증권사 2곳 정도의 1년치 영업이익과 맞먹는다.

증권사 전체 금융상품 판매수익에서 ELS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같은 ELS 판매 호조 등으로 증권업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4년보다 100% 이상 증가한 곳이 적지 않다. 은행 역시 ‘충성 고객’들에게 ELS의 장점을 선전하며 대거 판매 경쟁에 나섰다. 은행들은 ELS 상품을 주가연계신탁(ELT), 주가연계펀드(ELF) 등의 이름으로 포장해 지난해 1년 동안 무려 25조 원어치 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