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단호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이 3일 청와대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예고와 관련한 정부의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 크게보기통보문 북한이 위성 ‘광명성’을 쏘아 올리겠다고 주장하며 국제해사기구에 보낸 통보문.

미사일 크기 2배 커질수도
핵탄두도 500㎏까지 탑재

은하3호때와 비슷한 궤적
인공위성 아닌 ICBM 도발

대기권 재진입 성공 여부
北미사일 기술 확인 관건

북한이 2일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지만, 과거 은하 3호와 비슷한 궤도 등을 볼 때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강행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미사일의 사거리는 지난 2012년 12월 12월 시험에 성공한 은하 3-2호의 1만㎞를 넘는 1만3000㎞ 이상의 사거리에다 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핵탄두 중량도 500㎏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ICBM으로 평가하는 은하 3-2호는 당시 서해 남쪽을 날아 필리핀 인근 공해에 잔해가 떨어졌다. 북한이 IMO에 통보한 미사일 3개 잔해의 추락지점을 분석할 때 이번 발사체 역시 비슷하게 서해와 제주 남서해역을 거쳐 필리핀 루손 섬 앞 태평양 방향의 궤적을 그릴 전망이다. 이 같은 정황도 북한이 국제사회에 공언하는 인공위성이 아닌 장거리 미사일로 볼 수 있는 증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당시 은하 3-2호의 경우 1, 2단이 정상적으로 분리됐다. 사거리도 당시 1만㎞로 추정됐다. 100㎏의 물체를 우주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국제사회는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인공위성으로 평가하지는 않고 있다.

이후 북한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대 확장공사를 해왔고, 최근 사거리를 더 늘리기 위해 발사대 높이를 50m에서 67m까지 높였다. 이번 미사일의 길이가 30m 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발사대 높이 상승으로 미사일 제원이 전체적으로 2배가량 큰 것도 쏠 수 있다고 분석된다. 이 경우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핵탄두 중량이 최대 500㎏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크게보기

북한이 핵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일반적으로 장거리 미사일에 실을 소형화된 핵은 500~600㎏ 정도다. 이같이 제원이 향상되면서 이번 미사일의 사거리는 최소 1만3000㎞이상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거리다.

이번 실험의 관건은 ICBM이 외기권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 가능한 기술을 확보했는지 여부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3일 “대기층 재진입 성공 여부가 기술 진보의 기준이 될 것”이라면서 “실을 수 있는 물체도 500㎏ 정도”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다만 장거리미사일만 위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1t까지 실을 수 있는 사거리 300∼500㎞의 스커드미사일을 이미 북한이 갖고 있다는 게 한반도에 상당히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한 국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에 대기권 재진입까지 성공하면 ICBM 실전배치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핵탄두를 500㎏까지 소형화하면 ICBM에 핵을 실어 미국 본토를 공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