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엎드려 타는 스켈레톤 스켈레톤 세계랭킹 2위까지 오른 윤성빈이 지난해 12월 독일에서 열린 스켈레톤 월드컵 3차 대회에서 트랙을 질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 크게보기누워서 타는 루지 지난해 23세 이하 세계루지선수권대회 2인승에서 3위에 올랐던 박진용(위)과 조정명.
스켈레톤 vs 루지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는 동계스포츠의 썰매 종목 ‘삼총사’다. 봅슬레이는 2인승, 4인승으로 구분된다. 스켈레톤은 1인승뿐이다. 루지는 남녀 1인승과 남자 2인승으로 나뉜다.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는 같은 트랙에서 기량을 겨룬다. 트랙의 길이는 차이가 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트랙 길이가 1000∼1300m, 루지는 남자 1인승이 1500m이고, 여자 1인승 및 남자 2인승은 1000∼1300m다.
특히 스켈레톤과 루지는 닮은꼴이다. 차체에 들어가 레이스를 펼치는 봅슬레이와 달리 스켈레톤과 루지는 브레이크가 없는 썰매에 올라타 트랙을 질주하기 때문이다. 스켈레톤의 최고 속력은 시속 130㎞, 루지는 봅슬레이와 같은 150㎞에 이른다. 스켈레톤은 썰매에 엎드려, 루지는 누워 경기한다. 스켈레톤은 머리가, 루지는 발이 앞을 향한다. 발보다는 머리가 공기 저항을 더 많이 받기에 루지가 더 빠르다. 스켈레톤과 루지는 봅슬레이와 달리 안전장치(차체)가 없어 가장 위험한 스포츠로 분류된다.
스켈레톤은 눈썰매가 ‘원조’다. 캐나다 지역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눈썰매가 유럽으로 전해져 눈 쌓인 비탈길에서 썰매를 타는 ‘크레스타’가 됐고, 크레스타는 얼음 트랙에서 플레이하는 스켈레톤으로 발전했다. 루지는 프랑스어로 썰매를 뜻하며, 1800년대 중반 스위스 생모리츠의 호텔 경영자였던 카스파 바드루트가 여가 시설로 호텔 내에 썰매 트랙을 설치했고, 한 영국인 고객이 짐꾼용 썰매로 유희를 즐긴 게 루지의 시초다.
이미지 크게보기 스켈레톤 세계 2위 윤성빈.
스켈레톤 썰매는 몸체인 보디와 날인 러너로 이뤄진다. 보디는 길이 80∼120㎝이며 폭은 제한이 없다. 썰매의 골조는 강철이며 선수가 엎드리는 부분, 즉 판은 유리섬유로 제작됐다. 골조를 이루는 강철의 강도에 따라 스켈레톤 썰매의 특성이 달라진다. 선수용 스켈레톤 썰매의 가격은 200만 원대부터 1000만 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보디에는 붙잡을 수 있는 핸들, 충격을 완화하는 범퍼가 붙어 있다. 핸들은 사람의 갈비뼈를 연상시키는 모양이며 여기서 스켈레톤(해골)이라는 종목의 명칭이 유래됐다.
스켈레톤은 스타트할 때 썰매의 핸들을 손으로 붙잡고 달려나간다. 핸들은 손에 잡기 쉽도록 부드러운 금속 재질로 만들어진다. 핸들을 포함한 썰매의 높이는 8∼20㎝로 제한된다. 범퍼는 썰매 골조에 붙어 있어야 하며 앞범퍼는 지름 12㎝ 이상, 뒤범퍼는 지름 8㎝ 이상이어야 한다. 또 앞범퍼는 7㎝, 뒤범퍼는 3.5㎝ 이상 보디 밖으로 노출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충돌과 같은 불상사가 생길 경우 썰매와 선수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썰매의 무게를 늘리기 위해 보디 안에 납을 채워넣는 경우도 있는데, 썰매의 무게는 남자 42㎏, 여자 35㎏ 이하여야 한다. 또 썰매와 선수 무게를 합쳐 남자 115㎏, 여자 92㎏을 초과할 수 없다.
스켈레톤의 러너는 칼날 형태의 봅슬레이, 루지와 달리 지름 1.65㎝의 파이프 형태다. 러너 역시 강철로 제작된다. 러너 아랫부분엔 미세한 홈이 2곳 있는데, 이 홈은 러너와 트랙 표면과의 마찰을 유도해 썰매의 방향 전환을 돕는다.
러너의 온도는 섭씨 4도로 맞춰야 하고, 다른 이물질을 바르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러너와 러너 사이의 간격은 34∼38㎝여야 한다. 러너를 교환할 수 있는 봅슬레이와 달리, 스켈레톤은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의 승인을 받은 1가지 러너만을 쓴다. 러너의 가격은 한 쌍에 200만 원 전후다. 봅슬레이 러너는 2000만 원이 넘는다.
스켈레톤의 러너는 루지와 달리 높이, 즉 보디와의 간격을 줄이거나 늘릴 수 있다. 간격은 최대 2㎝를 더 벌릴 수 있다. 간격을 넓히면 스피드가 빨라지지만, 안정성은 떨어진다. 스켈레톤 선수들은 러너와 보디 사이의 간격을 조절하기 위해 나사를 조절하는 키, 정확한 간격을 측정하기 위한 자나 마이크로미터 등을 항상 휴대한다.
◇루지 =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된 썰매 종목은 루지다. 대한루지경기연맹은 1989년 설립됐고, 봅슬레이연맹은 1992년 루지연맹의 산하 단체가 됐다. 2008년 대한루지경기연맹과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으로 분류됐다. 스켈레톤의 윤성빈에 가렸지만, 박진용(24·상무)-조정명(23·한국체대)이 지난해 3월 23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 2인승(더블)에서 3위에 오르는 성과도 거뒀다.
루지는 1964 인스부르크동계올림픽 때부터 정식종목이 됐다. 올림픽에는 스켈레톤보다 38년 앞서 등장했다. 루지 대표팀은 독일에서 수입한 썰매를 사용하고 있다.
루지의 스타트는 스켈레톤과 달리 썰매에 앉아서 한다. 루지는 선수가 썰매에 앉은 채 손으로 빙판을 밀어내 추진력을 얻는다. 그래서 루지 장갑은 손가락 부위에 스파이크(징)가 박혀 있다. 루지의 신발은 바지와 지퍼로 연결된 ‘일체형’이다.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루지 썰매는 몸체에 해당하는 ‘포드’와 ‘러너’로 이뤄진다. 포드는 나무, 유리섬유나 탄소 소재 플라스틱으로 제작된다. 포드는 공기저항을 받지 않도록 얇되, 위에 올라타는 선수의 무게를 견딜 수 있게 제작된다. 1인승(싱글) 포드의 폭은 55㎝, 높이는 12㎝, 무게 21∼25㎏ 이어야 한다. 포드의 길이엔 제한이 없다. 2인승 포드의 폭은 55㎝로 1인승과 같지만 높이는 17㎝ 이하, 무게는 25∼30㎏으로 제작된다. 2인승은 선수 2명이 포개어 누운 상태로 트랙을 질주한다. 루지 썰매는 무게를 늘릴 수 없도록 제작되기에 선수들은 납을 넣은 특수한 조끼를 입는다. 조끼의 무게는 남자 1인승은 13㎏, 2인승과 여자 1인승은 10㎏을 넘을 수 없다.
포드의 양옆에는 선수들이 잡을 수 있는 핸들이 있다. 스켈레톤의 핸들이 스타트할 때 추진력을 얻기 위한 용도인 반면 루지의 핸들은 방향 조절을 위한 장치다. 선수는 등으로 포드를 누르거나 핸들, ‘보’를 조작해 방향과 속도를 조절한다. 보는 러너의 앞부분에 있으며, 선수가 다리를 걸치는 장비다. 보에 걸친 다리가 벌어지는 등 자세가 흐트러지면 공기저항을 많이 받기에 숙련된 선수일수록 다리 사용을 자제한다.
러너의 몸통은 포드와 마찬가지로 나무, 유리섬유나 탄소 소재 플라스틱으로 제작되며 러너를 포드에 연결하는 ‘브리지’, 러너가 트랙에 닿는 부분인 ‘스틸’은 강철이다. 러너의 전체 폭은 2.5∼5㎝, 길이는 120㎝ 이하여야 한다. 러너의 높이는 8㎝ 이하로 규정돼 있다. 러너를 경기를 앞두고 떼어낼 수 있는 봅슬레이·스켈레톤과 달리, 루지의 러너는 손상을 입은 경우를 제외하곤 교환할 수 없다. 스틸도 러너에 붙어 있어 교체할 수 없다. 루지의 가격은 보급형의 경우 100만 원 정도지만, 선수들은 자신의 체형 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제작된 1000만 원 안팎의 고가 썰매를 사용한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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