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사우디 적자폭 크게 줄고
對日적자는 202억달러 기록
車 등 효자 품목 흑자폭 감소

국제 유가 급락, 엔저(엔화 가치 하락), 중국의 내수 중심 성장 전략 전환 등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과 수입액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교역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 1위 국은 저유가와 엔저 영향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본으로 바뀌었고, 주요 흑자국으로는 정보기술(IT) 강국인 인도가 급부상했다. 10대 무역수지 흑자 품목인 자동차와 플라스틱의 흑자 폭도 대폭 줄었다.

19일 관세청 통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 1위 국가는 중국이었으나 흑자 규모는 2014년 552억 달러에서 469억 달러로 83억 달러나 감소했다. 반면 중국과 함께 ‘친디아’로 불리며 주요 경제권으로 떠오른 인도의 경우 2013년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52억 달러에서 2014년 75억 달러, 지난해 77억 달러로 늘면서 5위권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올라섰다. 무역수지 흑자 2~4위는 홍콩, 미국, 베트남이다.

무역수지 적자국은 사우디아라비아가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283억 달러, 284억 달러의 적자로 1위였으나 지난해에는 100억 달러로 대폭 줄어 4위로 내려앉고 대신 일본(-202억 달러)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독일의 경우 지난해 147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2014년(-137억 달러), 2013년(-114억 달러)과 견줘 적자 폭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품목별 무역수지 흑자를 보면 전기제품이 2013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흑자 규모는 632억 달러→631억 달러→606억 달러로 줄었다. 2위 흑자 품목인 자동차 역시 622억 달러→600억 달러→540억 달러로 감소해 교역 침체를 반영했다. 우리나라의 만년 적자 1위 품목인 석유·석탄은 국제거래가격 하락에 따라 적자 규모가 1263억 달러에서 1232억 달러, 지난해에는 702억 달러로 대폭 줄었다. 2014년에 새롭게 10대 적자 품목에 진입한 어류는 지난해 24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 관계자는 “서울 지역만 해도 지난해 4분기 수출이 전년보다 9.2%, 수입은 5.0% 줄어 수출 부진이 심각하고, 수입도 원부자재 수입 감소로 줄어드는 등 교역환경 변화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