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사립유치원들이 오는 20일을 기점으로 교사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하게 되는 운영난에 빠지는 등 폐원 위기에 몰리게 됐다.

어린이집은 학부모가 이달 14일 신용카드로 누리과정 비용을 결제하면 다음 달 20일 이후 해당 카드사에 정산돼 여유가 있는 반면, 사립유치원은 이달 20일 도교육청으로부터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면 당장 교사 인건비 등 각종 운영비를 자체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내 사립유치원들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안 통과를 도의회에 촉구해줄 것을 권유하는 안내문을 원생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등 도의회와 도교육청을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18일 경기도와 경기교육청 등에 따르면 사립유치원들은 누리과정 예산 지원금으로 원생 1인당 교육비 22만 원과 방과후 수업료 7만 원을 포함해 최대 29만 원(공립유치원은 최대 11만 원)을 지원받아왔으나 도의회가 지난해 말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삭감과 함께 준예산 사태를 야기함으로써 당장 교사 인건비를 체불하거나 차량운행비, 체험학습비 등을 지급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사립유치원들은 비영리 사업자로 금융권 대출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도회 소속 유치원들은 도교육청 및 도의회가 법령상 의무사항인 누리과정 예산을 즉각 편성해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최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의정부시의 S유치원 원장은 “은행에서 돈이라도 빌려 급한 불을 꺼야 하는데, 관련법에 가로막혀 대출을 받을 수도 없고 학부모로부터 수업료를 걷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교사 10여 명이 근무 중인 고양시의 B유치원 원장도 “당장 20일 교사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원생 통학버스 임대료를 내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한편 경기지역 유치원·어린이집 단체회원들은 지난 13일에 이어 이달 말에도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수원·의정부 = 오명근·박성훈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