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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全부처 정원 1% 이상 목표
정년 보장… 육아휴직 前 전환땐 최대 月50만원 지원

저출산·고령화가 한국 사회에 큰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정부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일·가정 양립정책과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에 본격 나서고 있다. 특히 정부는 올해부터 중앙부처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사회의 경직된 문화를 타파하고 공무원 근무형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여러 혁신방안 중 하나로 시간선택제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시간선택제 확대 방안과 효과 등에 대해 10문10답을 통해 알아본다.

1 시간선택제 대폭 확대

인사혁신처는 시간선택제 공무원 규모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시간선택제 확대 지침’을 지난 12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모든 정부 부처 정원의 1% 이상을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전환시키고, 아예 처음부터 시간선택제로 채용하는 인원도 올해 466명 등 크게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시간선택제란 말 그대로 일·가정 양립 등을 위해 기존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 전일제 공무원은 1일 8시간, 주 40시간 일하는 데 반해 전환형 시간선택제의 경우 각 개인의 필요에 따라 주 15∼30시간 동안 일하면 된다. 인사혁신처는 각 부처에 시간선택제에 잘 맞는 직무를 발굴하도록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18년까지 공무원 정원의 1%인 1500여 명을 전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특히 육아·질병·가사 휴직 전후에 시간선택제를 적극 활용해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과정이나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 채용목표제 올해 첫 적용

특히 이번 안은 경력단절여성 등 민간이나 공직 경력자들이 지원할 수 있는 신규채용형 국가직 시간선택제를 크게 늘려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처음으로 채용목표제를 적용해 올해 7급 이하 신규채용 공무원 정원의 5%인 466명을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뽑는다. 이는 지난해 377명에서 무려 24% 증가한 규모다.

오는 2017년에는 채용목표제 적용 비율을 6%(560명)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채용형 시간선택제 역시 정규직으로 정년이 보장된다. 이는 주 20시간 기준이며 오전, 오후 중 선택하거나 격일 근무를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적용된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15일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실무 노하우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3 심각한 저출산 추세가 시행배경

보건복지부는 저출산 탓에 2017년부터 한국의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출산율은 1.2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7명보다 낮은 수치다. 저출산은 출산율이 2.1명 이하로 지속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초저출산은 출산율 1.3명 이하일 때를 의미하는데, 1983년 출산율이 2.1명 이하로 떨어졌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초저출산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4 육아를 위한 배려

이번 시간선택제 확대 방안에는 육아를 위한 근로시간 단축근무 제도도 함께 활용된다. 이 제도는 육아를 해야 하는 시기에 한시적으로 근무시간을 일부 단축하는 것이다.

육아 휴직 사용을 앞둔 공무원이 해당기간 1년 중 일부를 시간선택제로 전환 시 그 기간동안 감소한 월 봉급액의 30%(최대 50만 원)를 1년간 지원한다.

5 인식 전환이 제도 정착 관건

무엇보다 시간선택제는 기업보다 더 경직돼있는 공무원 사회 특성상,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정착될 수 있기 때문에 적응 지원, 인식 개선을 위한 여러 조치가 함께 시행된다.

우선 정부 각 부처에서 시간선택제에 알맞은 직무 발굴을 위한 업무특성·직무특성 기준이 담긴 가이드 라인을 배포할 예정이다.

또 멘토링제를 활용하고, 관련 교육과 간담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적응을 돕는다. 우수사례 경진대회, 우수사례집 발간, 수기공모전 등 공무원들의 생생한 경험을 담은 우수사례를 공유하도록 해 시간선택제에 대한 공감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특히 우수공무원 특별 승급이나 정부 포상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6 기존 시간선택제 추진 상황

정부는 공공부문 이외에 민간에서 시간선택제를 확산하기 위해 지원금 지급, 직장 문화 개선 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2013년 11월부터 추진한 시간선택제 활성화 방안은 이듬해부터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3년 3월 176만 명이었던 시간제 근로자는 2014년 3월 192만 명으로 늘었다. 2015년 8월에는 223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 가까이 증가했다.

고용노동부가 지원금을 지급하는 시간선택제 근로자는 2014년 말 5622명에서 2015년 말 1만1056명으로 늘었다. 아직 전체 임금근로자 중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OECD 평균은 15.4%, 네덜란드 39.2%, 영국 24.3%, 독일 22.5%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2015년 8월 기준으로 1931만2000명 중 223만6000명(11.6%)이 시간제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 전체 시간제 근로자의 70%는 여성에 해당한다.

7 시간제는 질 낮은 일자리?

일반 기업에서 시간제 일자리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풀타임 근무가 일반적인 고용 형태였다. 이에 따라 시간제 일자리에 적합한 직무는 드물었다.

정부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산계획을 발표하자 임금지급 체계를 어떻게 설계할지, 시간제 근로자가 풀타임 근로자로 전환을 원할 때 그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지, 고용 계약 형태를 어떻게 가져갈지, 복지 제공 수준을 풀타임 근로자와 같게 할지 등을 고민했다. 자연스레 풀타임 일자리에 비해 처우가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에 사회보험을 확대하고, 퇴직급여 지급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시간제 일자리에 맞는 직무 발굴과 직장 문화 조성을 위한 홍보 활동을 보다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8 일·가정 양립에 효과 있나

2017년부터는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됐다. 2026년부터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젊은이들의 노인 부양 부담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저출산 사회의 배경에는 일과 가정 생활을 양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워킹맘들의 비애가 있다. 일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보다 출산을 피하거나 1명만 낳아서 잘 지르자는 생각이 확산하는 것이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제도는 이런 워킹맘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됐다.

민간에서는 시간선택제를 성공적으로 도입해 운영 중인 회사가 늘고 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출산·육아 등으로 퇴사를 고민하는 직원들을 위해 시간선택제를 도입했다. 풀타임 직원 중 희망자를 시간선택제로 전환하자 계속 회사에서 일할 수 있다는 믿음 덕분에 직원들의 애사심이 높아졌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는 특정 시간대에 방문객이 몰려 업무량이 집중되자 경력단절 여성을 시간선택제 근로자로 채용했다.

시간선택제 근로자들은 방문객 응대와 갈등 중재 역할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선택제를 잘 활용할 경우 출산·육아기 여성의 일·가정 양립이 가능해져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고용률을 높이는 사회적 효과를 볼 수 있다.

9 실제 사례는

서울 송파경찰서의 최모 주무관은 업무 때문에 시간이 없어 아이들을 시부모 집에 맡겨놔 항상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전환하면서 아이들과 한집에서 살게 되면서 삶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자평한다.

5세, 3세 아이를 키우는 고용노동부 공무원 이모 씨는 육아 때문에 복직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주 25시간(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하는 시간선택제로 전환해 일·가정을 모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갓을 만드는 장인(입자장) 무형문화재 이수자인 박모 씨는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지만, 최근 문화재청에서 낮에만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채용돼 근무 외 시간에 걱정 없이 무형문화재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10 외국서도 다양하게 실시

이미 많은 선진국들이 시간선택제를 적극 활용해 경력단절문제를 해결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영국의 경우 시간선택제의 역사가 깊어 현재 시간선택제 근로자의 근로조건보호, 전일제 근로자와의 차별 대우를 금지하는 ‘시간제근로자법’도 제정돼있다. 영국 옥스퍼드 지방정부의 5107명 인력 중 무려 44.2%인 2259명이 시간선택제 근무를 하고 있다. 주 2∼3일 근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국가보건서비스국(NHS)의 경우 정규 의사 부족시 일시적으로 진료를 수행하는 ‘대리 의사’가 3500명에 달한다.

독일의 경우 2012년 기준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전체 고용의 22.1%다. 여성인력에는 육아 휴직 등에 최장 4년간 휴직이 보장된다.

유현진·김영주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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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황교안(오른쪽 세 번째) 국무총리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현장 점검을 위해 지난해 11월 18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을 찾아 시간선택제 직원인 정현숙(왼쪽 두 번째) 씨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