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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하루 1000원 떼기’ 실천… 강서구 미화원 권용선 씨

“단돈 1000원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보람은 몇 곱절로 돌아옵니다. 기부한 날은 하늘을 날 듯 기분이 좋아져요. 일할 때도 그렇고 운전할 때도 저절로 흥얼흥얼 노래가 나오죠. 안 해 본 사람들은 몰라요.”

6년여 전 금연 결심을 하고 나서부터 하루 담뱃값 1000원씩을 매일 기부하는 환경미화원이 있다. 서울 강서구 우장산동 주민센터에는 매주 금요일 그가 나타난다. 주인공은 바로 강서구 소속 환경미화원 권용선(56·사진) 씨.

권 씨는 지난 2010년 1월 1일부터 시작한 금연을 계기로 주민센터에 놓인 ‘사랑의 열매’ 모금함에 매일 1000원씩 기부해 오고 있다. 30년간 피워 온 담배를 끊기로 결심하면서 그 비용을 의미 있는 곳에 써 보자고 다짐하며 시작했던 ‘작은 나눔’이 벌써 6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우장산동 일대를 담당하다 화곡6동으로 근무지를 옮긴 뒤에도 매주 금요일 잊지 않고 우장산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5000원씩 모금함에 정성을 담고 있다. 이렇게 차곡차곡 모인 금액이 120만 원을 넘겼다.

권 씨의 나눔이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 자신도 넉넉지 않은 중에 결심을 하고, 특히 일과 후 폐지를 수집하고 생활비 아낀 돈까지 털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흔쾌히 내어놓기 때문이다. 담뱃값 대신 챙긴 매일 1000원씩 말고도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쌀 600㎏과 300만 원 상당의 성금을 이렇게 모은 돈으로 별도로 기탁하기도 했다.

23년째 강서구에서만 일해오고 있는 권 씨는 1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작은 금액이지만 나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기쁨에 자연스럽게 주민센터를 찾게 된다”며 “금연으로 건강도 부쩍 좋아지고 기부도 할 수 있고 두루두루 좋은 일이 많다”고 말했다.

‘가족이 뭐라 하지 않느냐’는 짓궂은 질문에는 “처와 장성한 남매가 있지만, 뭐라 하지 않는다”면서 “애들도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고, 처는 내가 즐거워하는 일인 걸 아니까 한마디도 안 한다”고 했다.

권 씨는 또 ‘기부 실천이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게 뭐가 어렵나. 절대 어렵지 않다”고 단호하게 답한 뒤 “내가 밥을 먹고 살 정도면 된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자신이 살아있는 한 기부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기분이 굉장히 좋아지는데 왜 그만둡니까? 작게 베풀고도 큰 것을 보답 받으니 이렇게 좋은 것을 어떻게 그만둘 수가 있겠습니까, 예?”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