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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100억원대 선인세’ 경쟁

미국이나 유럽에서 대통령 혹은 유명 정치인의 자서전(혹은 회고록)은 화제를 뿌리는 빅 타이틀이다. 화제성만큼이나 판매 부수도 보장돼 역대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과 대선 후보 등 주요 정치인들의 회고록은 단번에 100만 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다. 당연히 이들 전직 대통령을 잡기 위한 출판사 간 경쟁은 뜨겁고, 이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인세가 오가기도 한다.

미국의 대통령들은 보통 퇴임 후 2∼4년 뒤 회고록을 발간하는데 자서전으로 가장 화제를 뿌린 이들 중 한 명은 빌 클린턴(오른쪽 사진) 전 대통령이다. 클린턴은 2004년 회고록 ‘마이 라이프’를 내면서 선인세로 1500만 달러(약 195억 원)를 받았고, 200만 부가 넘는 예약 판매를 기록했다. 대중의 기대대로 클린턴은 자서전에서 재임 시절 자신을 정치적 위기로 몰아넣었던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을 인정하고, 이로 인해 벌어진 가정사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지난해 발간한 자서전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을 통해서도 500만 달러 이상 벌어들였다. 하지만 역대 미국 대통령 자서전 중 가장 많이 팔린 책은 300만 부 가까이 팔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담대한 희망(The Audacity of Hope)’이다. 감동적 연설, 치밀한 논리 등으로 보수와 진보, 흑인과 백인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열광적 환호를 받은 유력 대선 후보 오바마의 정치 에세이다. 최근 화제작은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조지 H W 부시(왼쪽) 전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과 권력: 조지 H. W. 부시의 아메리칸 오디세이(Destiny and Power: The American Odyssey of George Herbert Walker Bush)’.

언론인 존 미첨이 대필한 책으로 부시는 장남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지적하며 “이라크, 이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한 것은 외교적 실패”라고 비판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