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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스티븐 린튼 유진벨재단 회장이 북한의 결핵환자 진단 때 사용되는 2개의 실험관을 보여주면서 슈퍼결핵환자 판정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진벨재단은 결핵환자들의 객담을 진 엑스퍼트라는 특수기계에 넣어 슈퍼결핵 감염 여부를 판정, 투약을 결정한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전공을 거의 잊었을 것 같다.
“역사와 이데올로기를 공부했는데 많이 도움됐다. 의료지식은 전문가들과 협의하면서, 현장에서 얻었다. 복잡미묘한 역사적·정치적 상황을 헤쳐나오면서 조직의 오솔길을 찾아온 과정 자체가 간단치 않은 여정이었다.”
―그래도 지난 30년간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 지도부 3대를 다 경험한 유일한 미국인인데.
“그렇다. 1991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첫 대북자선사업을 할 때부터 관여했다.”
―그레이엄 목사도 대북자선사업을 했나.
“당시 방북 기념으로 구강검진차를 북한에 보냈다. 그것을 설계해 전달하는 일을 도맡았다. 정확히 1992년부터 시작했는데 통역을 하고 자문하면서 거의 10번 이상 중간중간 연결고리가 돼 활동했다. 그분은 당시 여러 통로로 북한에 접근하려다 실패했는데 내가 컬럼비아대 교수로 지낼 때 친구의 아버지가 도움을 줘서 북한과 연락이 닿았고 그 후 연결이 지속됐다.”
―당시 방북이 재단을 만든 계기가 됐는가.
“그로부터 3년 후 유진벨재단을 만들었다. 선교사의 후손답게 그에 걸맞은 단체를 갖고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인들이 전통을 좋아하는 만큼 개인적 차원으로 일하지 말고 간판을 달고 가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유진벨재단이 대북지원사업을 할 때도 늘 북측 인사들에게 ‘이것은 유진벨이 아니라, 남측의 후원자들이 지원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투명하게 했다.”
―재단 창설 초기부터 투명성을 견지해온 점은 좋은 전략이었던 것 같다.
“자선이 비틀어져 있다. 집행한 사람을 영웅 만들면서 후원자들에게는 제대로 보고하지 않거나 남의 돈이니 함부로 써도 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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