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당놀이는 덧뵈기(가면극), 줄타기, 꼭두각시놀음, 풍물놀이, 버나(물체를 돌리면서 재주를 부리는 것), 살판(땅재주) 6가지로 구성된 종합예술이다.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던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됐고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남사당패는 대광대패, 솟대쟁이패, 사당패 등 국내에 전해 내려오는 유랑 예인집단 중 규모나 내용 면에서 첫 손으로 꼽히는 존재다. 1900년대 초 이전에 장터와 마을을 다니며 춤과 노래, 곡예를 하던 민중 놀이집단을 일컫는 명칭인데, 이런 남사당이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밝힌 연구는 드물다. 걸립패라는 것은 남사당패 안에서 여럿이 따로 공연하러 다니던 무리로, 8∼12명 정도로 구성된다. 1960년대 걸립패들은 주로 사찰 걸립을 다녔다. 남사당패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지역색이 약한 편이라는 것.

60년 가까이 남사당 활동을 이어온 지운하 명인에 따르면 남사당 내에선 위계질서가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꼭두쇠 규율은 군대보다 더 엄했다. 그는 “남사당에서는 잘못했을 적엔 ‘잔대미 공사’(일종의 기합, 남사당의 멍석말이)를 했다. 꼭두쇠가 각 뜬쇠(각 종목의 선임자)를 불러 ‘장구 분야가 이렇더라, 북 분야가 저렇더라’라고 한마디 하면 뜬쇠들이 다 집합시켜 단체 기합을 주었다”고 회고했다. 남사당패의 규율은 명문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전권은 꼭두쇠가 쥐고 있었다. 그는 “때론 군대보다 더 가혹할 정도여서 이를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이들이 많았다”고 했다. 꼭두쇠는 항상 독상을 받았다.

지 명인은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에는 꼭두쇠가 남사당 그 자체로서 상징성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왕초, 황제 노릇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꼭두쇠 아래에는 공연할 지역이나 장소를 섭외하는 화주(곰뱅이)가 있었다. 남사당 내 일거리를 얻어오는 역할이고 요즘으로 치면 기획자다. 남사당패 은어 중에 ‘곰뱅이 튼다(허락이 떨어졌다)’라는 게 있다. 즉, ‘곰뱅이 트면’ 가락을 울리며 드디어 남사당패가 마을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