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자선활동 보디아노바 1월 장식
4월은 ‘흑진주’ 윌리엄스 등장
NYT “性 상품화 탈피 큰 의미”

슈퍼 모델들의 누드 사진으로 유명한 피렐리 달력이 오랜 전통을 깨고 세리나 윌리엄스 등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여성을 모델로 삼아 화제다. 여성의 ‘몸매’가 아닌 ‘업적’을 실은 첫 달력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2016년 피렐리 달력’에 실린 13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탈리아 타이어 제조업체 피렐리가 지난 1964년부터 제작해온 ‘피렐리 달력’은 슈퍼 모델인 케이트 모스(2012년)와 지젤 번천(2001년), 나오미 캠벨(1995년)의 누드나 세미 누드 사진을 실어왔다. 하지만 미국의 유명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가 맡은 내년 달력에서는 이러한 전통을 깨고 성취를 이룬 여성 13명을 담았다.

1월 사진에는 이번 달력에 유일한 모델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가 자신의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실렸다. 러시아 빈곤 가정 출신인 보디아노바는 톱 모델로 활동하면서 10년 넘게 장애아동을 돕는 자선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올 테니스대회에서 시즌 5번 단식 우승과 1058만 달러 상금을 거두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흑진주’ 세리나 윌리엄스가 강렬한 포즈로 4월 달력을 장식했다.

여성의 솔직한 목소리가 반영된 코미디로 주목받는 에이미 슈머(12월), 조지 루카스에 이어 루카스 필름의 수장이 된 캐슬린 케네디(2월), 싱어송라이터 패티 스미스(11월), 최연소 스타일 블로거 타비 게빈슨(8월), 비틀스 멤버인 존 레넌의 부인이자 아티스트인 오노 요코(10월) 등 유명 여성들이 내년도 피렐리 달력의 모델이 됐다.

달력 표지는 중국 출신 배우이면서 유엔난민기구의 중국친선대사인 야오 첸의 사진이 실렸다.

NYT는 “2016년 피렐리 달력은 문화적 변화의 신호”라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몸매가 아닌 업적이 주제가 된 첫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또 더 이상 누드 사진을 싣지 않기로 한 ‘플레이보이’지의 결정과 더불어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시각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피렐리 달력은 소수의 유명 인사에게만 한정 배포되며 판매되지는 않는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