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佛수교 130돌 특별전 관람
빨간 코트 입고 한국패션 뽐내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정상회의 참석 중에 루브르 파리장식미술관을 방문해 한류 패션·공예·디자인 문화 외교에 나섰다. 미술관에는 박 대통령이 취임식에 입었던 빨간색 한복이 특별 전시됐다.

박 대통령은 30일 오후(한국시간 1일 오전) COP21 기조연설을 마치고 루브르박물관 서쪽에 위치한 파리장식미술관을 찾아 ‘한·불 수교 130주년’ 및 ‘2015∼2016년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기념해 열리는 ‘코리아 나우(한국의 현재·Korea Now)’전(展)을 관람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국 패션 홍보 차원에서 빨간색 코트에 진회색 바지 정장을 입었다.

올리비에 가베 파리장식미술관장의 안내를 받은 박 대통령은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만든 한복 앞에서 “보기만 해도 어떤 분 작품인지 알겠다”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 대통령은 한산모시 전시품을 보고는 “잘 구겨지지도 않는다”며 직접 제품 홍보에도 나섰다. 또 “이것이 옻칠이군요”라고 말하면서 전통제작기법에 관심을 표명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파리장식미술관 공동주관으로 열리는 전시회에는 한국의 패션 공예 대표 작가 151명의 작품 1500여 점이 전시 중이다. 한국 고유의 색인 오방색(적·청·황·백·흑)을 현대적 조형미로 되살린 ‘오색광율’(정해조), 신윤복의 미인도에 등장하는 한복을 재현한 ‘다홍치마’(이영희)를 비롯해 나전칠기 병풍(손대현)과 철화분청 항아리(이수종), 샤머니즘 드레스(이상봉), 왕비의 복식(김영석), 광목(진태옥) 등도 전시됐다.

1400㎡ 규모의 중앙홀에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한국의 공예품들이 자리를 잡았다. 전시품 중에는 박 대통령이 지난 2013년 2월 대통령 취임식 때 입었던 빨간색 한복과 프랑스와 이탈리아, 영국 방문 당시 입었던 옷들이 있다. 연간 60여만 명이 방문하는 파리장식미술관에서 특정 국가의 패션 공예 작품이 전시되기는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파리장식미술관은 세계인의 장식예술과 패션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들의 대규모 전시는 프랑스 국민은 물론이고 많은 세계인에게 한국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 9월 18일부터 시작된 ‘코리아 나우’전은 내년 1월 3일까지 열린다.

파리 =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