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헌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오후(한국시간 1일 오전) ‘11·13 파리 연쇄 테러 참사’ 현장인 바타클랑 극장을 찾아 희생자를 위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 기후변화협약국총회
11일 파리합의문 공식발표

朴 “혁신미션과 GCF 연계
개도국에 기술·재정 지원
2030년 100兆 시장 창출”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0일 오후 ‘청정에너지 혁신미션(Mission Innovation)’과 녹색기후기금(GCF)의 연계를 통한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 체계를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파리 인근의 르부르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청정에너지 혁신미션 출범식에 참석한 뒤 서면 기념사를 통해 “(혁신미션과) GCF와의 협력은 많은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신(新)기후체제 성공을 위해선 개도국에 대한 재정지원과 기술이전이 중요하다”면서 “개도국에 적합한 기술들을 개발, 사업화하고, 이를 GCF 자금으로 개도국에 전수하면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술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0억 달러(약 3조3000억 원)를 GCF에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혁신미션은 청정에너지 기술혁신을 통해 기후변화 문제에 효과적이고 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프랑스·인도가 주도해 창설한 국제협의체로, 한국을 비롯해 영국·중국·일본 등 총 20개국이 참여했다.

박 대통령을 비롯해 오바마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전 세계 주요국 정상들은 이날 COP21 특별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탄소 배출량 감축 및 관리 규모를 앞으로 90%까지 상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150여 개국 정상들은 교토의정서에서 글로벌 탄소 배출량의 20%에 불과하던 온실가스 감축 및 관리 규모를 파리합의문을 통해 9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포스트 2020 신(新)기후변화체제에 잠정 합의했다. 각국 정상들은 이 같은 내용의 파리합의문을 오는 11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조신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은 “신기후변화 체제가 출범하면 선진국과 개도국 구분 없이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게 되어 국제적 기후변화대응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합의문에는 신기후체제 협상의 주요 이슈인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감축재원 △기술개발 및 이전 △역량 강화 △투명성 등 6개 부문에 대한 각국의 이행의무와 관련 원칙이 수록될 예정이다. 1997년 체결된 교토의정서에서는 37개 선진국 및 유럽연합(EU)만 의무감축대상국이었지만 앞으로 파리합의문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이 모두 자발적 감축국가가 된다.

박 대통령은 COP21 정상회의 1세션 열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서 “지금 우리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2주일을 앞두고 있다”며 “한국의 대표적인 섬인 제주도에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를 100% 보급해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무탄소 배출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 “단기적으로 제로 에너지 빌딩을 의무화하고 대형공장을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스마트 공장으로 모두 바꿔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2030년까지 100조 원의 신시장과 5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한국의 INDC(2030년 배출 전망치 대비 37%)를 달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파리 =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