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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은 가정과 학교에서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자유롭게 모임을 조직하고 평화적 집회에 참가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아동의 참여권은 우리 사회가 아동과 관련된 문제를 결정하고 해결하는 과정에 아동의 의견을 듣고 이들이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필자가 속해 있는 단체의 초등학생 어린이연구원들에 의하면 부모님께 자신의 의견을 내세울 때 ‘그런 말을 하기 전에 네 할 일부터 잘해라’ ‘너희가 뭘 안다고 나서고 그러니?’라는 말을 종종 들은 적이 있다고 한다. 아이들은 부모들이 마음대로 결정해 놓은 사안을 놓고 ‘너희를 위한 거야’라고 강요한다고 말했다. 어린이도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부당하거나 잘못되었다고 느껴지는 것에 대해 거부할 권리가 있는데 어른들은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며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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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동청소년인권실태연구조사(2012년)에 의하면 아동·청소년의 60.3%는 사회가 아이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아동의 69.5%는 어른들이 ‘아동은 미성숙하고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 처음부터 참여기회를 차단하고 있다고 본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학교운영위원회 참여는 학생 대표가 학교구성원으로서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을 말하는데 상당수 학생은 ‘학생의 학교운영위원회 참여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학교운영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 모르거나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들은 어릴 때부터 자유롭게 정보를 접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토론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성숙시켜 나가는 훈련을 지속해야 건강한 민주주의 시민으로서의 역량이 만들어진다. 나이를 먹었다고 갑자기 성숙한 생각을 가지고 상대방을 인정하면서 설득해 나가는 민주적인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의견표현이 자유롭고 존중되는 아동의 삶 속에서,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는 문화가 만들어지는 사회 환경 속에서 궁극적으로 민주주의가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제1차 아동정책기본계획(2015년)을 수립하면서 학교, 법원, 경찰서 등에서 아동과 관련한 일을 다룰 때 아동의 의견을 듣는 제도를 마련하고, 부모의 이혼과 양육권 결정에서 아동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통로가 많아지고 있으므로 우리 사회의 아동 문제나 정책에 아동 스스로 참가할 수 있는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마련이 필요하다.

조윤영<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교육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