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심판관실에 최종 보고서 제출때 ‘최고 제재’ 권고”
블라터 대변인 “윤리위 제재권한 없어…총회서만 가능”
FIFA, 블라터 없이도 업무능력 스포츠연맹중 ‘최상위’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 조사관실이 제프 블라터 FIFA 회장과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의 영구제명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한국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플라티니 회장의 티보 드알레 변호사는 “조사관실이 심판관실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플라티니 회장에게 최고 제재(영구제명)를 내릴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사관실은 블라터 회장도 영구제명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터 회장의 클라우스 스？커 대변인은 “윤리위는 블라터 회장을 제재할 권한이 없다. 블라터 회장은 총회에서 선출됐고 총회만이 그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조사관실은 FIFA의 검찰, 심판관실은 재판부에 해당하는 기구다. 따라서 영구제명이 ‘구형’된 셈이며, 심판관실은 최종 보고서를 검토해 12월 크리스마스 이전에 ‘선고’할 예정이다.

조사관실은 블라터, 플라티니 회장의 부정부패와 관련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해 심판관실에 제출했다. 두 사람의 비리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기에 영구제명이란 최고 수위의 징계 처분을 권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라터 회장은 2011년 2월 플라티니 회장에게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 원)의 거액을 건넸다. 플라티니 회장은 이 돈이 1998∼2002년 블라터 회장의 자문위원으로 일할 때 받지 못했던 밀린 급여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2011년 6월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블라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이 ‘연대’하기 위해 거액을 주고받았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렌나르트 요한손 전 UEFA 회장은 “플라티니 회장이 당시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게 틀림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FIFA가 영구제명 제재를 가한 건 한 번뿐이다. 2011년 회장 선거에 출마한 무함마드 빈 함맘 전 아시아축구연맹 회장이 선거를 앞두고 북중미카리브해연맹 임원들에게 돈 봉투를 건넸다는 혐의로 후보직을 박탈당했고 영구제명됐다. 당시 블라터 회장은 플라티니의 불출마, 함맘의 후보직 박탈로 ‘4선’에 성공했다.

한편 블라터 회장의 부재에도 FIFA가 잘 운영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언론 메트로는 아넛 게이라르트 벨기에 루벤대 교수 연구팀의 보고서 ‘국제스포츠단체의 정당성 위기’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35개 종목 국제 연맹의 업무 절차, 조직 결속력 등을 조사한 결과 FIFA는 100점 만점에 67.8점으로 2위였다. 17년째 FIFA 수장으로 군림하는 블라터 회장은 지난 10월 8일 90일간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업무에서 배제돼 있다.

게이라르트 교수는 국제 연맹의 투명성, 공공 커뮤니케이션, 업무 절차, 견제 균형성, 조직 결속력 등을 평가했는데 FIFA는 업무 절차에선 보통, 투명성·견제 균형성·조직 결속력 등에선 양호 등급을 받았다. 특히 조직 결속력은 5점 만점에 4점을 받아 회장 부재가 FIFA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건 국제승마연맹으로 75.6점이었다.

김인구·박준우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