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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은 지난 1957년 국제공항으로 사용된 이래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관문으로서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공항 고도제한이라는 족쇄에 묶여 수십 년간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는 주민들의 고통이 내재되어 있고, 공항 주변은 낙후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고도제한 기준에 따르면 공항 주변 고도제한을 활주로(해발 12.86m)를 기준으로 수평표면은 반경 4㎞ 이내까지 해발 57.86m 미만, 비행기 회전공간을 감안한 원추표면은 5.1㎞ 이내까지 해발 112.86m 미만으로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기준을 따르고 있어, 강서구는 전체 면적의 97.3%(40.3㎢)가 공항 고도제한의 적용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강서구는 개발이 용이한 평지 형태의 토지 형상을 지녀 재산적 가치가 높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15층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어 재산 가치가 가장 낮게 평가되고 있다. 특히 강서의 경쟁력은 물론, 차세대 서울 경제를 책임지게 될 마곡지구도 공항 고도제한에 묶여 있어 주민이 원하는 방향대로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

강서구는 이러한 불합리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2013년 인근 양천구, 경기 부천시와 공동으로 공항 고도제한 완화 가능성을 따져보기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고, 그 결과 해발 119m까지 고도가 완화돼도 비행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공항 고도제한 완화의 타당성을 입증했다.

올해 5월에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항공전문가를 초청해 ‘공항 주변 지역 고도제한 완화방안’을 주제로 한 국제 세미나도 개최했는데, 참석한 항공전문가들은 해외의 사례를 들어 현행 ICAO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김포공항 주변의 고도제한 완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고도제한 완화가 항공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다행히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ICAO에 고도제한 제도에 대한 국제기준을 개정할 것을 요구하여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지난 5월 항공법을 개정해 예외적으로 공항 고도제한을 완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그러나 군의 비행금지지역에 포함되어 민간항공기가 운항할 수 없고, 운항하지도 않는 지역까지 공항 고도제한으로 묶이는 등 과도한 규제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을 생각하면 공항 고도제한 완화의 발걸음은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나아가야 한다.

천편일률적인 고도제한에서 벗어나 비행 안전에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지역 상황에 맞게 유연한 적용을 할 수 있는 현실적인 고도제한 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